북한산 사모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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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story

북한산 사모바위

by stingo 2023. 6. 12.

어제, 한달 할 말을 한꺼번에, 한 자리에서 다 쏟아놓은 기분이랄까, 아무튼 말이 많았다.
그런 날이 가끔 씩은 있는 것인데, 오늘 아침에 가만 생각을 해보니 내가 왜 그랬을까 하는 후회의 염도 없잖아 든다.
물론 만만한 게 친구들이니 모처럼의 회동 자리에 그럴 수도 있을 것이지만,
어제는 사실 논쟁적인 말씨름들이 오가면서 그렇게 됐던 것이다.
친구들과 맥주 입가심을 하는 자리에서 한 친구가 나를 지목하면서 그런다.
니 오늘 와 평소와 달리 그리 말이 많고 거치노? 거칠다는 친구의 지적에 사실 속이 좀 뜨끔했다.
한 친구를 대상으로 작심성의 말을 늘어놓으면서 말이 거칠어졌던,
말하자면 공격적이었던 게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그 친구는 입가심 자리를 마다하고 먼저 집으로 갔다.



오늘 아침, 어제 올랐던 북한산에서 찍었던 사진들을 찬찬히 보니 어떤 한 형상이 아주 부드럽게 다가온다.
능선상의, 우리가 늘상 보고 다니는 사모바위를 망원렌즈로 잡은 것인데,
오늘 보니 흡사 엄마가 아이를 포대기에 싸 안고있는 모습이다.
나만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저 형상을 대하면서 저렇듯 아름답고 인자한 형상이 깃든
좋은 산에 올랐다 내려와 거칠고 이기적인 말을 쏟아낸 내가 사실 좀 부끄럽다.
오늘 그 친구에게 전화라도 해야겠다.








#사모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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