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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riosity

by stingo 2021. 6. 1.

자면서 꾸는 꿈은 어떤 꿈이든 대부분 뭔가 자신과 연관성이 있다고들 한다.
물론 꿈이 완전한 허구와 상상에 기인하는 것일 수도 있다는 점에서 연관없는 꿈이 없을 수는 없다.
하지만 대개는 알게 모르게 마음에 담아 둔 생각이나 그에 바탕한 어떤 인연이 꿈의 걸개를 이룬다는 건 상식이다.



오늘 새벽꿈이 이상했다.
잠을 설치다 새벽에 이룬 잠인 것 같은데, 그 짤막한 잠 속의 꿈에 느닷없이 이건희 회장이 내 곁에 있었다.
꿈 속에서도 이게 왠일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뜻밖이었다.
어떤 인문학 강좌에서 였는데, 이 회장과 둘이 서서 누군가의 철학강좌를 듣고있었다.
이 회장은 까만 정장 차림이었고, 표정이 좋았다. 강의에 아주 만족하고 있는 표정이었다.

나에게 물었다. 저 강의하시는 분, 지금 무얼 하시지요?
나는 이 회장의 그 물음에, 아, 저 분은 현재 S대학교에서 강의하고 계신다고 대답했다.
S대학이 왜 나왔는지 모르겠다. 아마 S대가 삼성과 관계가 있는 학교라서 그랬을까.
또렷한 꿈이었고, 강의하는 분이 누구였는지도 또렷하다. 김 머시기.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 이름을 밝히지는 않겠다.

꿈 속일지언정 나는 이 회장과 함께 하고있다는 것에 마음이 무척 설렜다.
누군가가 사진을 좀 찍어줬으면 하는 바람이 들 정도였고, 그래서 누가 없을까 주변을 둘러보기도 했다.

아내의 인기척에 꿈에서 깼다. 아내는 베란다 창문 쪽으로 가려하고 있었다.
꿈에서 깬 내가 왜? 비가 오느냐고 물었다. 아내는 아니, 바람이 불어서 창문 닫으려 라고 했다.
그제서야 나는 새벽 바람이 좀 세게 불고있다는 걸 알았다.




꿈에서 깨고보니 뭔가 허전했다. 그러면서 이 회장에 대한 막연한 그리움과 함께 추모의 염이 일었다.
성모송이 절로 입에서 나온다. 세번 바쳤다.
꿈이 좀 더 지속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에 한편으로 아내가 원망(?)스럽기도 했다. 또 성모송을 바쳤다.
아내의 잠자리가 부스럭거린다. 아내도 잠이 달아났던 모양이다.

생전에 직접적으로 일면식의 인연도 없던 이 회장이 꿈에 보인 건 나로서는 참 희안한 일이다.
삼성과 인연이 될만한 일이 있었던가. 곰곰히 생각해보니 딱 한번 있었다.
1970년대 말, 삼성물산 사보편집 기자 일로 당시 태평로 삼성본관에서 이수빈 회장과 면접을 본 적이 있다.
인연이 닿지 않았든지 그 때 삼성엘 가지 못했다. 그것 빼고는 없다.




무슨 꿈이 이럴까 싶었다. 누가 '개꿈'이라 할 것이다. 그래도 나는 상관없다. 그 꿈에 기분이 좋다는 얘기다.
나는 이건희 회장을 좋게 보고있다. 그 이 회장이 아주 흡족한 채 내 곁에 서 있는 꿈이니 그렇지 않겠는가.
왜 이 회장이 내 꿈에 나타나셨을까. 몇번을 생각해봐도 참 신기하고 희한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나는 오늘 백신 접종을 한다. 그것 빼고는 특별히 다른 할 일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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