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riosity' 카테고리의 글 목록 (11 Page)
본문 바로가기

curiosity107

동네 옛 무덤들 동네 대곡역 인근 대장동에 옛 무덤들이 모여있는 곳이 있다. 산책 길에 그 곳을 지나치려면 나지막한 산등성이에 자리한 무덤들이 안온감을 주면서 한편으로는 호기심을 안긴다. 문인과 문인석이 세워져있는 것으로 보아 조선조의 무덤일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그래서 몇번을 무덤이 있는 산등성이 쪽으로 오르려 했다. 하지만 거기까지 들어갈 수 없었다. 산등성이 위쪽에 무슨 군사시설이 있어 출입이 통제되고 있는 탓이다. 그 무덤들이 특히 나의 호기심을 불러 일으킨 것은 지난 해 무덤들이 있는 산등성이 곁이 문화재 보호지역으로 지정돼 발굴이 진행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때 문화재 발굴작업을 하고있는 관계자에게 어떤 문화재들인가고 물어보기도 했다. 그러나 만족할만한 답을 얻을 수 없었다. 그 후 얼마 안돼 거.. 2022. 3. 10.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손바닥(掌篇)소설' 가와바타 야스나리를 오랜 만에 만난다. 얼마 전에 어떤 글을 쓸 게 있어 야스나리를 찾아본 적이 있는데, 그 때는 그의 어떤 작품의 문장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었다. 오늘 만난 야스나리는 나에겐 전혀 새로운 것이다. 이름하여 야스나리의 '장편 소설'이다. 장편이라 함은 긴 소설을 뜻하는 게 아니다. 손바닥 '장掌)'으로, 풀이하자면 '손바닥 소설'이다. 이런 장르가 있었나 싶었다. 손바닥 소설은 말 그대로 손바닥 크기의 분량으로 읽을 수 있는 소설이다. 200자 원고지로 대략 10 여매 안팍으로 쓰여진다는 것인데, 야스나리의 이 소설집에서 제일 짧은 것은 원고지 2매 분량의 것도 있다. 이런 류의 소설을 야스나리는 1920년대 초부터 썼다고 하는데, 그간 야스나리에 관해 좀 안다고 설쳐댔던 게 무지 창피스.. 2022. 3. 3.
1952년, 1952년… ‘파티마의 기적(The miracle of our lady of Fatima).’ 1917년 5월부터 10월 사이 포르투갈 파티마에서의 성모 마리아 발현을 소재로 한 영화로, 1952년 제작됐으니 지금으로부터 딱 70년이 됐다. 일부러 맞춘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성모 마리아 발현 35주년에 나온 영화라 그런지 그 내용에서 현실감이 강하게 느껴진다. 지금껏 파티마의 이 기적을 다룬 글이나 영화를 많이 봐왔지만, 그 어느 것보다 재미있고 감동적이다. 1952년이면 내가 태어난지 한 해 남짓 됐을 때라 그런지 영화 속 마리아 발현을 직접 목격한 루시아, 히야신타, 프란체스코 세 어린이의 연기가 진지하면서 어른스럽다. 두 살 이던 내가 그 때 물론 성모 마리아 발현을 알 턱이 없다. 그런데 내가 아무 것도 몰랐.. 2022. 2. 8.
갤럭시카메라 '모션 포토' 팁 하나 아침에 눈이 펄펄 내리길래, 사진에 담아두고 싶었다. 스마트폰 카메라로 몇 장을 찍다가, 문득 스마트폰 카메라의 '모션 포토' 기능이 생각났다. '모션 포토'는 갤럭시 스마트폰 카메라에 내장돼 있는 기능으로, 나는 여기서 주로 3초짜리 GIF 파일을 애용하는 편이다. 참고로 내 폰은 S21 울트라로, 다른 모델에도 이 기능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그래서 '모션 포토' 기능으로 눈 내리는 풍경을 찍었다. 그리고는 갤러리에 들어가 그 기능을 켰다. 그런데 예전에 사용했던 때와 다르다. '모션 포토' 켜기를 하면 갤러리 하단에 편집메뉴가 뜬다. 거기서 GIF를 선택해 저장하면 되는데, 그 편집메뉴가 뜨질 않는 것이다. 오랜 만에 사용하는 것이라, 뭘 잘 모를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한참을 카메라를 매만지며 .. 2022. 1. 19.
에밀리 디킨슨(Emily Dickinson)의 肖像 19세기 미국의 천재시인 에밀리 디킨슨(Emily Dickison, 1830-1886)은, 그녀의 생애를 관통한 내성적인 은둔의 삶 만큼이나 여러 면에서 신비적인 존재의 시인이다. 그가 남긴 2,000 편의 주옥같은 시에 제목을 달지 않은 것도 그렇거니와, 그녀의 모습 또한 남겨진 사진이나 초상 등에서 신비함을 더해주고 있다. 미국에서 공식적으로 인정되는, 그녀의 모습이 담긴 사진은 두 가지다. 하나는 1847년, 그녀 나이 17세 때 혼자 검은 옷을 입고 찍은 모습으로, 가장 일반적으로 알려진 디킨슨의 사진이다 . 다른 하나는 지난 2012년 발견된, 그녀의 친한 친구인 케이트 터너와 함께 찍은 사진이다. 여기에 비공식적으로 전해지는 한 개의 사진이 또 있다. 검은 정장 차림으로 의자에 다소곳이 앉아있.. 2022. 1. 17.
茶山의 유배지 康津은 '瘴氣(장기)'가 감도는 땅 다산 정약용이 18년을 보낸 유배지 강진에서 쓴 시에 '瘴氣(장기)'라는 말이 더러 나온다. '장기'는 일반적으로는 잘 쓰지 않는 말인 것 같은데, 사전에서 찾아보니 축축하고 더운 땅에서 생기는 기운이라는 뜻이다. 주로 습기가 많고 따뜻한 남쪽 지방에 감돌아 풍토병을 유발하기에 악기(惡氣)라고도 한다는데, 다산이 유배를 간 강진 땅이 그러기에 다산이 이 단어를 유배지의 시에서 썼을까. 1801년 겨울, 그러니까 다산이 유배지인 강진에 도착해 거처를 정하고 처음 쓴 시에 '客中書懷'가 있다. 송재소 선생은 이 시 제목을 '강진읍 주막'으로 달고 있는데, 이 시의 한 구절에 '장기'라는 표현이 나온다. 衣緣地瘴冬還滅(장기있는 땅이라 겨울 옷 벗어내고)장기있는 땅이라 겨울 옷 벗어내고) 酒爲愁多夜更加(근심이 .. 2022. 1.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