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d, taste86 삼송역 인근의 맛있는 삼겹살 집 한번 가본 고기집을 일부러 다시 찾아가서 먹기는, 나로서는 흔치않은 일이다. 두 주일 전 후배들과 간 삼송역 인근의 고기집인데, 그 후 그 집을 칭송하면서 다시 가보자는 말들이 많이 나왔다. 그래서 어제 그 집을 다시 찾은 것이다. 다른 건 모르겠고 삼겹살 하나는 정말 좋다. 그닥 고기를 즐기지 않아 이 방면에는 좀 알지를 못하지만, 여지껏 먹어 본 삼겹살 중에서는 단연 최고의 맛이라는 생각이다. 고기가 우선 싱싱하고 깨끗하다. 때깔 좋은 게 맛도 좋을 것이지만, 우선 도마에 내 놓는 고기가 보기에 좋다.그냥 생으로 먹고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먹음직스럽다. 주인 말로는 '촌돼지'라서 그렇다고 한다. 벽제 쪽의 돼지를 사육하는 농가에서 직접 고기를 제공받는다고 했다. 맛도 그렇지만 양도 푸짐하다. 그리고 .. 2020. 8. 31. 가죽나물 장아찌 나이들어 가면서 모든 게 시들한데, 그런 가운데서도 한 가지 내 생각대로 지키고 싶은 게 있다면 입맛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인지 먹고 싶은 것은 어떻게든 먹어야 직성이 풀린다. 속된 말로 게걸스러울 정도는 아니더라도, 입맛에 집착하는 정도가 예전 젊었을 적에 비해 달라진 것은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다. 더구나 나이를 먹으면 입맛이 떨어지는, 말하자면 나이는 입맛에 반비례하지 않는가. 그러니까 어떻게든 더 입맛을 지키려는 것은 자연스런 본능일 수도 있겠다. 하나 더 보태자면 입맛에는 당연히 술맛도 포함된다. 각가지 먹거리가 많고 먹기에도 편리한 세상이다. 그래도 유독 입맛을 당기게 하는 것은 옛날에 먹던 것들이다. 고향의 맛이라 해도 되겠다. 그래서 바닷가에서 자랐기로, 아직도 각종 생선을 포함한 해물이 가.. 2020. 8. 13. 옛 미군 전투식량 'MRE(meal ready to eat)' 예전 한참 산에 다닐 적에 쓰던 중형배낭에서 이게 나왔다. 미군 개인별 전투식량인 MRE(meal ready to eat)이다. 이게 그대로 배낭 속에 남아있던 것으로 보아 비상식량으로 쓰기 위해 이걸 넣으면서 계획했던 그 시절 어느 때 나의 아웃바운드 산행은 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어느 산이었을까. 4개가 나왔는데, 메뉴는 다양하다. beef ravioli의 menu 3, chicken with salsa의 menu 7, southwest style beef and black beans with sauce의 menu 15, 그리고 menu 19의 beef roast with vegetables 이다. 이걸 산행 비상용으로 즐겨먹기 전에는 베트남전 당시 미군 전투식량인 C-ration을 먹었는데, .. 2020. 8. 11. 두물머리 장마비 속의 好事 양수리 두물머리 연꽃을 보러가기로 해 나선 길이다. 친구들은 내외로 오고 나는 혼자다. 연꽃을 보러간다. 이 얼마나 멋진 일인가. 꽃 안 좋아하는 사람 어디 있겠냐만은, 나이에 맞춰볼 때 좀 생뚱맞다. 새삼 꽃을 그리워하며 다가 갈 나이도 아닌데, 비 내리는 장마철에 연꽃 구경이라니 가당찮은 짓이라 해도 할 말은 없다. 하지만 우리들이 월요일 아침 비를 맞으며 길을 달려 양수리 두물머리로 가기로 한 것은 분명 연꽃을 보러가기 위한 것이지만 또 다른 목적이 있었다. 몇 날을 벼려 기다려 온, 뭘 먹기 위한 것이다. 두물머리 인근 강가에 갤러리를 겸한 카페를 하고있는 친구도 오랜만에 볼 것이고 그렇게 해서 같이들 맛 있게 먹을 것인데, 그 먹거리는 다름아닌 장어국이다. 친구 아내 중에 진해 분이 계신다. 진.. 2020. 8. 10. 양수리 순대국 집 아침부터 비가 오길래 문득 연꽃, 그것도 두물머리 연꽃이 생각나 능내리에서 화랑을 겸한 카페를 하는 친구를 보러 나섰다. 그러나 길이 샜다. 예정에 없던 양수리 순대국 집엘 간 것이다. 친구는 그림보며 차 마시려 온 손님들과 있었고, 오후에 치과 진료 예약이 잡혀있다고 했다. 하기야 아무런 사전 연락없이 덕소 쯤에서 전화를 한 내가 문재이기는 문제다. 어떡할까 하다 갑자기 양수리 순대국 집 생각이 났고, 마침 배도 촐촐한데다 비도 내리고 하니 순대국에 소주 한잔이 제격이다 싶어 빗길을 걸어 그 집을 찾은 것이다. '돼지마을'이라는 집인데, 이십여년 전부터 많이 다녔던 집이다. 양수리 시장통이 많이 변했는데도 이 집은 예전 그대로다. 할머니, 할아버지는 안 계시고 지금은 아들 내외와 딸이 하고 있었다. 순.. 2020. 7. 23. 역삼동 '원조 가시리' 어제는 비도 오고 꼽꼽한 날씨였다. 마침 후배들과 점심약속이 있었는데, 그래서 진즉부터 소주가 당기고 있었다. 역삼동 '원조 가시리'는 이철진 후배의 단골집이다. 전라도 풍의 남도음식이 맛깔진 곳이다. 조홍래 후배랑 셋이서 일찍부터 마셨다. 역시 이 집의 별미는 보리굴비다. 물에 밥 말아먹는 반찬으로도 좋지만, 나는 이 집 소주 안주의 최고로 보리굴비를 꼽는다. 갑오징어 무침 등 다른 안주도 많았지만, 나는 보리굴비를 안주로 마셨고, 철진 후배는 그런 나를 보고 한 마리를 추가로 더 시켜주었다. 이 집은 여러가지 반찬도 맛깔스럽다. 한 가지 독특한 것은 싱싱한 열무를 생채 그대로 바구니에 담아 내 놓는 것인데, 푸성귀 같지만 이걸 된장에 찍어 먹으면 아릿한 풋맛에 씀씀함이 더해져 소주 안주로도 좋다. 몇.. 2020. 7. 11. 이전 1 ··· 9 10 11 12 13 14 1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