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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언론과 언론인의 수준이라는 것

stingo 2023. 4. 12. 16:02


"윤, 워싱턴의 4월 봄날에 취하지 말라"

동아일보 4월 12일자 칼럼의 제목이다. 여기서 '윤'은 누구를 지칭하고있는 것인데, 누구일까. 
그는 다름아닌 우리나라 대통령 윤석열이다. 그 대통령에게 동아일보 기자가 이렇게 저렇게 뭔가를 지시하고 있는 요지의 칼럼 제목이다. 
동아일보 딴에는 대통령을 무슨 동네 친구처럼 여기며 서스럼 없는 친근감을 내세우기 위해 저런 식으로 제목을 달고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읽는 국민들은 과연 그렇게 생각할까. 
아닐 것이다. 아무리 글 내용이 좋다한들 저런 식의 방자한 제목에 공감하고 동조할 국민독자가 과연 얼마나 될까.  
저런 제목을 동아일보는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라는 주장으로 쉴드를 칠 것이겠지만, 
그건 그야말로 변명이다. 언론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저런 데 갖다 붙이는 건 언론의 고유한 덕목을 오용내지 남용하는 그야말로 어불성설적인 작태다. 
한 마디로 동아일보는 나가도 너무 나가버린 것 같다. 
제목을 일부 인용하자면 정말 4월 봄날 동아일보는 망발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아무리 윤 대통령의 시방 처지가 안팍으로 어렵기로서니 그래도 나라의 대통령이라면 
최소한의 예의는 갖춰야하는 것 아닌가. 달랑 '윤'이라는 성 씨로 부르며 무슨 호령하듯 하고있는 게 대통령제 나라의 유력 신문이 해야 할 도리인가. 
기고만장(?)한 제목에 이끌리어 읽어보니 내용도 별 거 아니다. 
방미를 앞둔 대통령에 대한 그 정도의 주문이라면 상식적인 것이다. 
내용과는 별개로 언뜻 느껴지는 건 결국 자기 자랑이다. 특파원으로 워싱턴에 좀 살았다는 것, 
그리고 시카고 대학의 존 미어샤이머 교수를 좀 알고있다는 것을 뽐내고 싶은 것이다. 
그런 알량한 경력에 기껏 어디서 미어샤이머 교수 저서 몇 줄 정도 읽은 것 가지고 
마치 미국 뼈 속까지를 통달한 듯 과시하고자 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아무리 이해를 깔고 읽어보며 잘 봐주려 해도 그리 안 된다. 결국 저런 제목 하나가 글을 망치고 기자로서의 양식까지를 의심스럽게 보여지게 하는 어리석음으로 연결되고 있는 것이다. 
'듣보잡'이라는, 요새 인터넷에서 통용되는 한 슬랭을 떠올린다. '듣도보도 못한 잡스러움'이라는 '듣보잡', 딱 그 수준의 제목이다. 저런 천박한 제목 하나가 우리나라 전체 언론까지 욕을 먹인다. 
그래서 한마디 덧붙이자면, 우리나라 언론과 언론인들, 정말 문제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