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랑개비 조선일보, 팔랑개비 유튜버들
이름깨나 있는 보수유튜버들이 아침부터 조선일보 때문에 호들갑을 떨고 있다.
좋아 죽겠다는 호들갑이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이재명이와 민주당을 거든다며 조선일보를 줄창 씹어대더니 웬일인가.
뭔가 해서 봤더니 꼴랑 글 두 개를 갖고 그 난리를 피우고 있다.
나는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타이틀을 보면서 어떤 글이라는 감이 든다.
<조기대선에만 집착하는 민주당의 지지율 역풍>이라는 사설,
그리고 우파들로부터 요즘 욕을 왕창 먹고있는 김창균의 칼럼,
<직무정지된 대통령 꼭 끌어내서 수사해야 하나>이다.
제목으로만 보아 보수 쪽 사람들이 가슴 설레이며 반길만한 글이다.
계속 윤석열 대통령과 보수 쪽을 씹어 대다가 이재명과 민주당을 까는 조선일보의 글이기 때문이다.
나는 이 글을 읽어보지 않았다. 대충 그 내용이 짐작되면서,
그래봤자 조선 특유의 복잡미묘한 양비론에서 약간 우회전을 해 사안의 본질을 두리뭉수리하게 하는
내용의 글일 것이라는 생각이 지레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매시간 뻔질나게 방송을 해대는,
그럼으로써 식상감을 안기는 몇몇 보수유튜버들의 반응은 거의 환호에 가까운 것이었다.
조선일보가 변했다는 것이고,
그래서 이것이 곧 ‘우리 편‘으로 오고있다는 하나의 변화라고 여기면서 과장을 좀 보태 ‘감격‘해 하고 있는 것이었다.
조선일보는 이들 유튜버들에게는 거의 언론의 제왕 격이었다.
그러니 조선일보의 보도 및 논조에 따라 실망과 환호가 거의 하늘과 땅을 오르내리고 있는,
그것도 아주 즉흥적인데다 호들갑 떨기가 양은냄비 같은 식으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인데,
급기야 오늘 한 유튜버는 ’1등 신문’ 운운으로 조선일보를 추켜 세우기도 했다.
참으로 하는 짓들이 보기에 가볍기 이를 데 없이 민망하고 딱했다.
조선일보는 한마디로 팔랑개비 같은 신문이다.
권력의 향배에 따라 신문의 방향을 잡아가는 것이니 보도나 논조가 팔색조 같다는 것은,
이미 수십년 간 이 신문이 어떤 행적을 보였었는가를 보면 잘 알 수가 있다.
이런 비판과 지적에 조선일보는 자본주의 논리를 내세운다. 한마디로 신문이 어떤 정권에서든 외양으로나따나
살아남아야 운영이 되고 명맥이 유지되는 게 아니냐는 것으로 자신들의 팔랑개비적인 처신을 옹호한다.
조선일보는 이런 팔랑개비 같은 위상을 이번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및 그로 인한
탄핵 사태 등 미증유의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이해와 득실을 따지는 자신들 특유의 노련한 계산방식으로 임하는 그 처신의 방법으로 말이다.
이런 조선일보에 대해 일비일희하는 보수유튜버, 그들도 또한 팔랑개비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점에서
이번 일련의 국가적 위기 상황은 한편으로 유튜브 등 대안 언론을 포함해
우리 언론의 문제가 여실히 그 실체적 양상을 드러낸 한 계기가 됐다고 할 수 있겠다.


#조선일보#보수유튜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