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엘(Ariel)’ by 실비아 플라스(Sylvia Plath)
- 아리엘(Ariel) -
어둠 속에 정지하고 있네.
그러곤 속이 텅 빈 푸르름이
언덕과 먼 풍경과 함께 쏟아져 다가오네.
신의 암사자,
아, 우리는 하나가 되네,
발굽과 무릎이 선회하며 내닫네! - 패인 땅이
갈라지고 빠르게 지나가네,
내가 잡을 수 없는 목의
갈색 둥근 활 모양과 짝을 이루며,
새까만 눈동자 같은
야생 딸기가 검은 갈고리를
던지네 -
입안 가득 느껴지는 달콤한 검은 피,
그림자들.
또 다른 것이
나를 허공 속으로 끌어당기네 -
허벅지, 머리카락,
내 발꿈치에서 떨어지는 파편들.
하얀
고디바, 나는 벗어버리네 -
죽은 손들, 죽은 속박들을 -
그리고 지금 나는
거품에서 밀로, 반짝이는 바다가 되네.
아이의 울음소리가
벽에서 녹아내리네.
그리고 난
화살이며,
자살하듯, 휘날려가는
이슬이네,
아침의 용광로, 그 붉은 눈 속으로
돌진하여 뛰어 들어가는. - 실비아 플라스(Sylvia Pla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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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읽고있던 책에 나오는 시다. 짦은 생을 살다 간 미국의 여류시인 실비아 플라스(1932-1963)의 1960년대 초의 시다. 시 제목 ’Ariel’은 두 가지 발음이다. ‘에이리얼‘과 ‘아리엘‘이다. 이 시는 실비아가 생을 마감한 런던에서 살 때 즐겨 타던 말의 이름이다. 그러니 ’에이리얼‘이 이 시의 제목이다.
그러나 Ariel을 ‘아리엘‘로 발음할 때는 여러가지 뜻이 있다. 창조와 새로운 새작, 분노를 관장하는 대천사의 이름이 아리엘이다. 그리고 아리엘은 유대교 성전에서 쓰였던 제단의 화로를 의미하며, 성전이 있는 도시인 예루살렘을 가리키는 말이기도 하다. 아리엘은 또 세익스피어의 ‘폭풍우(The Tempest)’에 나오는 요정의 이름으로, 종종 시 또는 예술 창작의 영감을 상징하며, 문학과 예술의 여신 뮤즈(Muse)에 비견된다.
실비아 플라스의 이 시는 얼핏 읽기엔 단순히 새벽에 한 여인이 말을 타고 달리는 것을 묘사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 안에 내포되어 있는 상징적 의미의 함축성은 대단히 깊은 것으로 평론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주제에 대한 해석도 다양하다. 시적 창작 정신, 유대교 교리, 동물적 야성, 성적 욕망, 자살, 죽음, 자아실현, 신비주의 등 많은 것에 대해서 비평가들은 말하고 있다. 따라서 이 시가 함축한 의미 등을 감안할 때는 ‘에어리얼‘ 대신 '아리엘'로 발음해 읽는 것이 이 시의 맛을 음미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나는 이 시 ’아리엘‘의 다양한 주제들 가운데 자살 쪽에 관심이 가진다. 실비아 플라스는 31살 젊은 나이에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그녀가 자살한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얘기들이 있다. 흔히들 상투적으로 얘기되는 정신질환에서부터 이혼이나 경제적 결핍 등 여러가지 어려운 주변 상황들도 거론된다.
그러나 당사자인 본인이 아니고서야 단정적으로 그 이유를 집기는 어렵다. 어쨌든 실비아 플라스의 자살은 여러가지 측면에서 많은 것을 얘기해주면서 근자에 들어서는 자살 연구에 있어 하나의 주요한 사례로 얘기되고 있기도 하다.
내가 실비아 플라스라는 이 젊은 천재적 여류시인을 알게된 것도 어제 자살에 관한 책을 보면서 알게 된 것이다. 알 앨버레즈(Al Alvarez; 1929-2029)가 1970년대에 써 지금까지도 많이 읽혀지고 있는 <자살 연구(A Study of Suicide)>에서, 앨버레즈는 실비아 플라스와의 런던에서의 짧은 교유 과정에서 실비아의 자살을 보게 된 것을 토대로 이것을 그의 자살에 대한 연구의 한 텍스트로 삼고있는 것이어서, 나는 이 책에서 실비아를 만날 수 있었던 것이다.
실비아의 ‘아리엘’ 이 시는 그녀가 자신의 런던 집 가스 오븐에 머리를 넣어 자살하기 얼마 전에 쓴 것으로, 그녀 사후인 1965년에 공개됐다.
(Ariel)
Stasis in darkness.
Then the substanceless blue
Pour of tor and distances.
God’s lioness,
How one we grow,
Pivot of heels and knees!—The furrow
Splits and passes, sister to
The brown arc
Of the neck I cannot catch,
Nigger-eye
Berries cast dark
Hooks—
Black sweet blood mouthfuls,
Shadows.
Something else
Hauls me through air—
Thighs, hair;
Flakes from my heels.
White
Godiva, I unpeel—
Dead hands, dead stringencies.
And now I
Foam to wheat, a glitter of seas.
The child’s cry
Melts in the wall.
And I
Am the arrow,
The dew that flies
Suicidal, at one with the drive
Into the red
Eye, the cauldron of morning.


#Ariel#SylviaPlat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