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버스킹 할아버지’ 한수성 선생
한수성 씨를 뭐라고 불러야할지 모르겠다. 시방은 무엇보다 부산 해운대에서 버스킹 공연으로 전국적으로 잘 알려져있으니까 ’버스커‘로 불러도 될 것 같고, 아니면 국민동요 ’아빠, 힘내세요’를 비롯해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그가 만든 여럿 동요가 올려져있으니 동요 작곡가로 해도 될 것 같고. 개인적으로는 나의 마산고등학교 여섯 해 아래니 후배라 불러도 될 것 같기는 한데, 아무튼 나로서는 그를 일컫는 호칭이 많아 딱 한 가지로 꼬집어 부르기가 쉽지 않다.
나는 이런 수성 씨에게 선생이라는 칭호를 붙인다. 올해 68세, 결코 만만찮은 나이에 오로지 열정 하나로 부산 해운대를 노래로 적시고 있는 그에게 부산 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잘 알려진 친근한 별칭이 따라다닌다. 이름하여 ‘해운대 버스킹 할아버지.“
오늘 저녁답에 텔레비전을 보는데, 수성 선생이 나왔다. mbc ‘실화탐사대‘를 탄 것이다. 유튜브 채널에서 이런 저런 수성 씨를 다룬 영상은 더러 봤지만, 공영방송에서 수성 씨를 대하니 그를 좀 아는 처지로 일단 내 어깨가 으쓱해지는 기분이었다. 더구나 수성 씨의 현재와 과거를 바탕으로 그의 인성과 음악성의 미래를 짐작케 하는 깔끔하게 잘 만든 방송이었기에 더 그랬다.
이 방송에서 수성 선생은 가수이기도 했고, 선생님이기도 했고, 아버지, 할아버지이기도 했고 지아비이기도 했다. 이 모든 역할을 관통하는 건 음악, 그리고 노래였다. 수성 씨는 그리고 연륜에 역행할 줄 아는 청춘의 힘이 무엇인가도 꿰뚫고 있었다. 그것은 그의 버스커로서의 철학과 궤를 같이 하고있는 것이었다. 이 모든 것이 그가 거의 매일 해운대 밤바다를 배경으로 부르고 있는 노래 속에 녹아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방송을 통해 내가 깨달은 것은 그동안 수성 선생에 관해 딴에는 좀 안다고 한 게 얼마나 외피적이었던 것인가 하는 것이다. 그저 음악을 좋아하고, 아이들을 좋아하고, 노래 부르기를 좋아하는 취향이나 기호적인 관점에서 내가 수성 씨를 보고있었지 않았냐는 일종의 자책감이다. 자주 가는 마산에서 한 시간이면 부산에 도착한다. 수성 씨가 부르는 노래에 맞춰 춤을 추는 무리들 속에 내가 섞여있을 것이라는 예상을 해본다. 가슴이 두근거리는 장면이다.

https://youtu.be/5AZO6jQQZcE?si=PkfwEJjRkNqKwxqQ
#한수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