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루살렘 전기(Jerusalem, The Biograp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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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

<예루살렘 전기(Jerusalem, The Biography)>

by stingo 2022. 10. 13.
 
 
<예루살렘 전기(Jerusalem, The Biography)>
이즈음 매일 밤, 고대로부터의 예루살렘을 만나게해주는 재미있는 책이다.
구약을 읽어가면서 유대인, 즉 이스라엘 민족의 생성과정이 궁금해졌다.
야곱의 바꿔진 이름이 이스라엘이고, 그가 이집트로 들어간지 400여년 후 모세가 지도자가 되어 신이 약속한 가나안 땅으로 들어가기 위해 사나이에서 방랑하면서 이뤄진 민족이 이스라엘이라는 개념은 좀 더 파고들어가면서 복잡해졌다.
그러다 손에 잡혀진 게 바로 이 책인데, 예루살렘이 곧 이스라엘의 역사와 밀접한 관계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예루살렘은 물론 국제법상 이스라엘 영토에 있고, 이스라엘의 헌법상 이스라엘 수도이지만, 실상의 예루살렘은 이런 개념을 훨씬 벗어나는 복잡한 곳이다.
 
이 책을 지은 사이먼 몬테피오리(Simon Sebag Montefiore)가 갈파한 이스라엘은 “하나의 신이 사는 집이나 두 민족의 수도이며 세 종교의 사원이고, 하늘과 땅에서 두 번 존재하는 유일한 도시”라는 곳이다.
유다, 즉 이스라엘이 로마에 의해 두번 째 함락되면서 바꿔진 이름이 바로 팔레스타인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예루살렘이라는 도시의 개념과 정의는 더욱 복잡다단해진다.
 
이 책을 접하고 조금 읽어가면서 느낀 점은, 이 책이 종교적이나 인종적인 개념을 벗어나 역사성을 포함해 보다 포괄적인 관점에서 예루살렘을 들여다보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저자인 몬테피오리가 유대인이라는 점에서 유대인과 유대교의 우월성을 은연 중에 드러내기는 한다.
그러나 그런 점을 나름으로 자제하려는 표현이 곳곳에서 읽혀진다.
몬테피오리는 고대로부터의 명망있는 유대 집안의 하나인 몬티피오리 가문의 후손이며, 특히 19세기 유대인의 권리를 위해 싸웠던 저명한 박애주의자 모비스 몬테피오리 경의 직계후손이다.
 
 
사이먼 시백 몬테피오리(1965 -&nbsp; )
 
이 책에서 몬테피오리가 자주 인용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고대 유대인 역사가인 유세푸스(Flavius Josephus)다. 유세푸스는 독특한 경력을 지녔다.
그는 유대반군의 갈릴리 지휘관로 로마에 맞서 싸우다 로마에 투항, AD 70년 경 로마에 의해 예루살렘이 첫번째로 함락되던 당시 로마군 사령관인 티투스(Titus) 장군의 측근이었다.
유세푸스는 <유대전쟁사><유대고대사> 등 유대인과 관련해 방대한 저술을 남겼는데, 이런 저술을 통해 유대인과 유대교의 우월성을 기술하고 있다.
 
기독교와 유대교, 그리고 이슬람교가 역사적으로 서로 얽혀져있는 곳이 예루살렘이라는 곳이다.
세계의 3대 종교가 어우러진 곳이니, 예루살렘의 역사는 곧 세계의 역사이면서 종교적으로나 민족적으로나 갖은 갈등이 생성되고 소멸되고 현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인간의 역사이기도 한 곳이다.
1000 페이지에 이르는 이 책이 나에게는 생소한 게 아니다.
10년 전 현직에 있을 때 거의 삼분의 이쯤 본 적이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작년 여름 장마무렵인가 방에 흘러들어온 빗물에 젖은 채 나의 눈에 띄었다.
다른 책과는 달리 이상하게 그걸 말리고 싶어 말렸고 그리고는 서재에 쌓아둔 것이었는데, 그게 요 며칠 사이에 새삼스럽게 눈에 들어와 처음부터 새로 읽고 있는 것이다.
 
 
 
 
지금 다시 보니 이 책을 간행한 출판사가 ‘시공’이다.
‘시공’이라면 전두환 전 대통령의 아들인 전재국 씨가 사장으로 있던 곳이 아닌가.
이 책을 뒤적거리면서 ‘시공’이라는 출판사가 그런대로 좋은 책을 많이 냈던 곳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전재국 씨는 지금 뭘하고 있을까, 그리고 '시공'은 아직도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인다.
전재국과 더불어 생각나는 한 분, 돌아가신 전두환 전 대통령이다.
묘소를 둘러싸고 논란이 있었는데, 전 대통령의 의 유해는 아직도 묻혀질 곳에 묻혀지지 못한 채 떠도는 영혼으로 있을까 하는 안타까운 궁금증도 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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