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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주2

匿名으로 걷다 매일 걷는 아침 산책길에서 만나는 아주머니 한 분이 계신다. 1년이 훨씬 지났다. 그렇게 마주쳤으면 이제는 서로 아는 체의 목례도 있을 법 한데 아직도 서로 모른 채 지나친다. 아주머니의 표정은 그때나 지금이나 무표정이다. 표정이 없는 상태로 그저 앞만 보고 걷는 듯한데, 또 어찌보면 뭔가 골똘한 생각에 잠겨 걷는 듯 하기도 하다. 무슨 관계랄 건 아니지만, 아무튼 그 아주머니와 나는 1년이 넘게 그 길에서 서로 마주치면서도 모른 채 걷고있다. 그런 상태이지만, 나는 솔직히 말하자면 그 아주머니를 마주칠 때면 마음이 편치 않다. 그 아주머니가 오른 손에 항상 묵주를 들고 걷고있기 때문이다. 나의 오른 손에도 묵주가 들려있다. 나는 아주머니와 마주칠 때면 항상 아주머니 손이 들고있는 묵주를 본다. 그리고는.. 2021. 10. 31.
묵 주 어제 아침 잃어버린 묵주를 오늘 찾았다. 잃어버린 걸 알았을 때, 그리고 내 손으로 들어오기까지 죄스럼과 불안, 그리고 일말의 절망감에 젖어 있었다. 오늘 아침, 어제 그 자리에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과 간절함으로 그 자리에 갔을 때, 묵주는 중인환시리에서도 항상 그 자리에 있어왔던 것처럼 조용히 놓여져 있었다.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 매일 매일이 기적이다. ​ 2021. 4.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