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self' 카테고리의 글 목록
본문 바로가기

myself139

‘젯스트림(jetstream)’ 볼펜이라는 것 일상에 일어나는 어떤 일들이 필연적인 것인지, 아니면 우연에 의한 것인지는 각자의 느낌에 따라 다를 것인데, 나의 이런 경우는 어디에 해당하는지 모르겠다. 볼펜 하나에 이어지는 일들이 그런 것이다. 볼펜을 하나 주웠다. 색깔이 핑크색인게 아마도 여성이 쓰던 것 같다. 막연하게 주운 것이니, 주인 찾아줄 수도 없는 것이어서 그냥 테이블에 놓아두고 있었다. 그러다 뭘 급하게 쓸 게 있었는데, 마침 그 볼펜이 눈에 띄어 그거로 썼다. 그 볼펜을 쓰면서, 그리고 쓰고나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니, 무슨 볼펜이 이리도 매끈하게 잘 쓰여지는가 하는. 그러면서 그 볼펜에 관심이 갔다. 사실 나는 글을 키보드로 쓰기 때문에 필기구를 쓸 일이 별로 없다. 그 볼펜을 비로소 그 때 보니 일제였다. 미쓰비시에서 나온.. 2024. 4. 17.
오 늘 요새 나는, 내가 생각해도 좀 별스럽고 이상하다. 오늘은 며칠 전에 예약한 방배동에 있는 병원엘 가는 날이다. 그래서 아침부터 챙겼다. 그 병원에서 요구하는, 다녔던 병원에서의 동영상을 포함한 진료기록자료들로, 어제 이 것들 때느라 발품을 꽤 들였다. 그리고 금식을 요구했기로 새벽부터 아무 것도 먹질 않고 병원 진료시간 만을 기다리면서 좀 일찍 집을 나섰다. 그런데 막상 집에서 나오고 보니 시간은 많이 남았는데 어디 마땅히 갈 곳이 없다. 커피하우스에 들어가 앉아 있으려면 커피를 마셔야하기 때문에 그럴 수도 없었다. 그래서 이리 저리 돌아다녔다. 진료예약 시간이 오후 2시40분인데, 나는 그 한 시간 전에 방배동에 도착해 병원으로 가고 있었다. 효령대군 묘소 인근인 병원 가는 길에 통밀빵 전문의 베이커리.. 2024. 3. 5.
병원에서 심장 정기검진을 받았는데... 어제 심장 정기검진일. 병원 갔다오고 나와 엄청 헷갈린다. 4개월 만에 대하는 주치의 하는 말씀의 요지가 “4개월 후에 다시 하자”였다. 무엇을요? 하고 물었어야 했는데, 묻지를 못했다. 그저 주치의 하는 말이 그러니 그러는 걸로만 알고 나왔다. 병원을 나와 4개월치 약을 짓고 집으로 오면서 그게 문득 생각난 것이다. 무엇을 다시 하자는 것인가. 스텐트? 정확히 주치의가 한 말은 “4개월 후 따뜻한 날 합시다”였다. 그 게 뭔지는 모르겠는데, 맥락으로 보아 그러면 스텐트를 다시 하자는 것이타면, 지난 해 9월 스텐트 후에 오늘 처음 들어보는 말이다. 스텐트를 한 후 모든 게 다 잘 됐다고 했고, 지금껏 오늘을 제외하고 그동안 한번의 요청진료와 두번 정기검진을 포함해 그런 말은 일체 없었다. 그런데 오늘 .. 2024. 2. 16.
20여년 전… 24년 전에 내가 이런 글도 썼구나. 인터넷에 대해 뭘 안다고 이런 글을 썼을까. 가만 생각해보니 이 글을 쓰게된 계기가 떠올려진다. 지금은 고인이 되신 이어령 선생이 텔레비전에 나와 인터넷에 관해 마치 그게 요술방망이인 것처럼 장황하게 설명하는 것을 보면서 딴에 그게 아닌데 하는 생각으로 써 본 것인데, 마침 이 글이 프레스센터 회보에 실린 것이다. 20여년 전이 지난 지금에사 보니 부끄럽기 짝이 없다. 20여년 전에 프레스센터에서 내가 저렇게 놀고있었구나. 저 때 쯤이면 재취업이라도 해 호구지책을 강구해야할 시점이었을 것인데, 그걸 마다하고 저러구 놀았으니 오늘 이 모양 이 꼴이 아닌가 싶다. 문화일보에 계셨던 김지용 회장을 비롯한 여러 분들은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있을까. 문득 그리운 생각이 든다.. 2024. 2. 7.
건망증, 건망증, 건망증... 집 현관을 나서려는데, 운동화 한 쪽 신발끈이 풀려져있었다. 엘리베이터 앞에서 엉거주춤한 상태로 그걸 짜매려다 잘못 건드려 끈들이 서로 엉켜져버렸다. 그냥 서서 할 일이 아니다. 다시 집으로 들어가 현관마루에 털썩 주저앉아 끈을 차분하게 정리하고 단단히 다시 맸다. 그리고 다시 현관을 나섰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데 또 아차, 하는 생각이 들었다. 커피가 든 보온병을 식탁에 두고 온 것이다. 오늘 점심양식인 바질빵과 함께 마실 커피다. 또 다시 집으로 들어가 보온병을 챙겼다. 그리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와 능곡역까지 걸어가고 있었다. 건널목에서 파란불 신호를 기다리던 중에 뭔가 가슴 속이 미진한 느낌이 들었다. 뭐지? 그랬다. 오늘 분 심장 약을 먹지않은 것이다. 그걸 먹으려 다시 집으로 간다? 말이 .. 2024. 1. 30.
1월 12일 아내와 찍은 사진이 별로 없다. 젊었을 적의 것은 더 그렇다. 오늘이 결혼 44주년이라, 둘이 찍은 사진이 있는가 찾아보았더니, 거의 유일 한 게 이 사진이다. 1980년 1월 12일 결혼을 하고, 도곡동 13평짜리 아파트에 살 적인 그 해 봄 어느 날 덕소엘 가서 찍은 44년이나 된 옛 사진, 그래서 거의 흑백사진 같다. ​오늘이 결혼 44년 되는 날이라는 것도 오늘 새벽 이부자리 속에서 눈을 뜨면서 알았다. 엊저녁 아내와 둘이 모처럼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면서도 몰랐던 걸 그런 수준 정도로 알게 된 것이 아내에게 좀 면구스럽다. ​아내에게 그 얘기를 하면 아내는 십중팔구 이럴 것이다. 할배, 할메가 뭘 새삼스럽게… 소고기 국이나 끓여 먹자고 했다. 나가 사는 작은 아이도 모처럼 집에 오는 날이고 하니.. 2024. 1.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