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972 김탁환이 소설 <열하광인(熱河狂人)>을 뒤늦게 보고… 한 며칠 조선조 정조대왕 시대를 헤매고 왔다. 픽션과 팩트를 섞은 문학의 한 장르를 '팩션(faction)이라고 한다던가. 그런 관점에서 보자면 그냥 이 소설에서도 많이 얘기되는 '방각본(方刻本)'으로 여기면 될 일이다. 하지만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熱河日記)'를 주제로, 정조대왕의 '문제반정(文體反政)'의 틈을 비집고 그에 얽힌 얘기들을 바탕으로 한 소설이니, 나로서는 역사적 사실과 픽션을 오가느라 정신이 좀 분주했다. 김탁환 작가가 쓴 '열하광인(熱河狂人)'이라는 소설에 관한 얘기다. 두 권으로 된 이 소설을 읽고난 후 정조 때의 문체반정이라든가, 조선시대 정통 산문 문체인 고문(古文)과 상대되는 개념인 패관소품(稗官小品)이나 기서(奇書)를 찾아보는 과정에서, 이 소설이 김탁환의 연작시리즈 소설의.. 2026. 9. 13. 소(Cows)에게는 ‘가장 친한 친구’가 있다 세계에서 가장 똑똑한 동물 목록에 소가 자주 등장하는 일은 드물지만, 소들은 흔히 인정받는 것보다 훨씬 더 깊은 감정을 지니고 있습니다. 영국 노샘프턴 대학(University of Northampton)의 크리스타 맥클레넌(Krista McLennan) 교수가 2011년에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소들은 ‘가장 친한 친구(best friedns)’가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친구와 떨어져 있을 때 스트레스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른 여타 동물들 중 이보다 더 공감 가는 특성이 또 있을까요? 이 연구는 소들이 친밀한 유대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선호하는 파트너(preferred partner)’와, ‘익숙하지만 선호하지 않는 개체(familar but non-preferred individ.. 2026. 9. 9. 어느 날의 불면증 진료 일지 병원에 가면서 묻고자 하는 걸 미리 준비를 해갔다. 주치의와 만나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고 나와서는 막상 묻고픈 얘기를 못했다는 아쉬움이 있은 적이 있기 때문이다. 불면증 약은 밤 취침 전에 먹는다. 그러니 책을 읽는다든가 아니면 다른 일에 빠져있을 때 곤란한 경우가 가끔 있다. 의사는 약을 먹으면 십여분 후 잠자리에 들라고 한다. 그러면 책 읽는 걸 무조건 관둬야 한다.내가 물은 질문 한 가지는 이렇다. 책을 보는데 약 먹을 시간이 임박했다. 나는 책을 더 읽고 싶을 경우 어떻게 하느냐인데, 이런 질문을 하면서 나는 불면증이 있기 전 가끔씩 책을 읽거나, 아니면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밤을 새운 적이 있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이즈음 불면증 약을 먹으면서 그런 시절이 그리워지곤 한다. 그래서 물어보고.. 2026. 9. 6. 라디오 책을 본다거나, 글을 쓸 적에 라디오를 틀어놓고 한다. 채널은 거의 항상 고정돼 있다. KBS 1 FM. 책을 읽는 가운데 료해가 안 된다든가, 글을 쓰면서 잘 나아가지 않을 때, 신경이 좀 예민해지면서 주변의 소리들이 신경을 건드리는 소음으로 작용을 하기도 한다. 그런데도 나는 라디오를, 특히 클래식 음악 듣는 이런 습성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물론 어떨 땐 라디오에서 흘러 나오는 음악이 하는 일을 받쳐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오늘 아침 좀 감상적인 글을 쓰고 있는데, 디누 리파티(Dinu Ripatti)의 쇼팽 연주곡이 나온다. 리파티 곡이 귀에 감돌면서 아, 저게 혹시 리파티가 죽기 전 마지막 공연에서 한 것이겠지라는 느낌과 함께 리파티의 측은한 ‘운명’을 떠올린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 글은 계속.. 2026. 9. 5. 제 자리, 제 주인을 찾아가 클래식 카메라 내가 15년 여 동안 갖고 있었던 카메라가 어제 ‘주인’에게 돌아갔다. 그러니까 내가 갖고있었던 것이라는 말은 정확하게는 보관하고 있었다는 게 맞겠다. 어제 카메라를 돌려받은 ‘주인’은 나의 고등학교 4년 후배다. 나는 이 카메라를 15년 전 후배의 큰 형으로부터 받았다. 큰 형은 나의 중학교 한 해 위다. 그때 이 형 말씀이 이랬다. 집 장롱 깊숙한 곳에 놓여져 있던, 부친이 쓰시던 카메라인데, 이제 아버지도 많이 늙어셨다. 그래서 아무래도 필요로 하는 새 주인에게 가는 게 타당하다는 생각이 들어 나에게 준다고 했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선배는 신문사를 나와 올드 카메라 수집 및 딜링으로 살아가는 나에게 그 짓은 호구지책으로 봤던 것이고, 그래서 나를 돕고자하는 마음에서 나에게 선뜻 건넨 것이다.. 2026. 8. 27. 故 김인준 선배의 명복을 빌며... 그 선배를 떠올리면 이상하게도 이 기억이 난다. 20년도 더 된 옛날이다. 광화문 지하도 한 가운데서 그 선배를 우연히 만났다. 뭔가 분을 못 이기는 표정이었다. 그러면서도 나를 보더니, 내 이름을 가만이 불렀다. 나는 모처럼 뵙는 선배이기도 하면서 내 이름 불러주는 게 무척 반가웠다. 선배는 그러더니 나를 세워놓고는 뜬금없이 누구 누구 이름을 대면서 그 사람 욕을 하고 있었다. 그 사람은 그 당시 DJ 정권 하에서 잘 나가는 경제 관료였다. 나는 선배가 왜 저러실까 하는 생각이 들어 물어보려는데 선배가 먼저 말을 꺼낸다. 그 녀석이 나하고는 고시 동긴데, 지는 장관이 되고 나는 이꼴이고... 그래서 분해서 광화문에 있는 인사위원회에 항의를 하고 오는 길이라 했다. 인사위원회라는 선배의 말에 당시 인사위.. 2026. 8. 26. 이전 1 2 3 4 ··· 32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