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review36 <어머니 나무를 찾아서(Finding the Mother Tree)> … 나무들은 이내 놀라운 비밀을 드러냈다. 나는 나무들이 땅속 경로체계로 연결되어 거미줄처럼 얽힌 채 서로에게 의존하고 있음을 발견했다. 나무들은 땅속 경로를 매개로 더는 부인할 수 없는, 예로부터 내려온 복잡함과 지혜를 감지하고, 인연을 맺고, 상호작용을 한다. 실험을 수백 번 했고 한 가지 발견은 다음 발견으로 이어졌다. 과학 탐구 과정에서 나는 나무와 나무 사이의 의사소통과 숲이라는 사회를 만들어내는 관계에 대한 새로운 사실들을 밝혀냈다… 진실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나무들은 나에게 그들이 얼마나 민감하며 잘 반응하는지, 그들이 서로 어떻게 연결되어 있으며 대화하는지 보여 주었다. 조상에게 물려받은 일 때문에 숲과의 인연이 시작되었고 그 후에도 숲은 어릴 적 살던 집이 있던 곳, 위안을 주는 곳, 캐나.. 2024. 8. 29. 김외련 여사의 <평생 레시피 144> 오늘 도서관에서 모처럼 보고 싶었던 책을 보았다. , 마산 출신의 집밥 위주의 음식연구가로 정평이 나있는 김외련 여사가 지난 2020년에 펴낸 음식에 관한 책으로, 이 책에는 바다를 낀 마산의 토속적인 음식을 포함해 144종에 달하는 집반찬 위주의 각종 요리를 담고 있다. 나는 이 책에서 고향 마산의 ‘누부야’ 같은 푸근한 분을 만나면서 ‘대구 뽈찜’과 ‘대구 장자젓’ 등 그 분이 만든 마산 음식을 맛있게 먹고있다는 느낌을 가지며 이 책을 보았다. 이 책에서 김외련 여사는 ‘제 손으로 만들어 먹는 음식’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것은 섭생의 의미도 있지만, 음식을 만드는 과정에서 생활을 사랑하고 현실을 인식하는 심성이 인격에 배어들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김 여사는 이런 소신을 바탕으로 자신이 먹을 먹.. 2024. 8. 16. <인생극장>에서 짚어보는 파주 광탄 땅의 옛 추억 오늘 우연히 접하게 된 한 권의 책에서 잠시나마 시간여행을 하게 됐다. 노명우 아주대 사회학교 교수가 쓴 '인생극장'이라는 책이다. '막이 내리고 비로소 시작되는 아버지, 어머니의 인생 이야기'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부제의 말 맞다나, 노 교수 아버지와 어머니의 인생 전반을 그의 전공인 사회학적인 관점에서 사회현상과 변화를 곁들여 담담하게 써내려 가고있는 한 편의 드라마같은 이야기 책이다. 읽기에 지루하지가 않다. 이 책은 그런 한편으로 나에게 과거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시간여행을 하게 한다. 노 교수의 고향은 경기도 파주 광탄 땅이다. 그곳에서 태어나고 자란 그의 옛 시절은 부모들의 생활현장과 맞닿아 있다. 그의 부모들은 주한미군들이 주둔하는 그곳 기지촌에서 미군들을 상대로 한 클럽을 생활.. 2023. 6. 21. 전영우 박사의 <조선의 숲은 왜 사라졌는가> 산림학자이며 현재 문화재관리위원장인 전영우 박사가 펴낸 책이다. 전 박사로부터 받은지 꽤 되지만 그동안 보질 못하고 있다가 뒤늦게 펼쳐본다. 이 책은 조선의 숲이 황폐화됐된 것을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조선 500년의 부정적인 역사와 궤를 같이하는 감을 안긴다. 안타깝고 아리하다는 것이다. 그러니 이 책은 조선의 나무와 숲에 대한 연구라는 전문적인 영역과 더불어 산림정책을 포함한 조선 후기의 그 모든 것이 결국 왕조가 망해가는 쪽으로 방향이 설정되고 있었음을 넌지시 시사해주고 있는 역사서의 의미도 함께 내포되고 있음이 느껴진다. 전 박사는 책 제목 그대로 조선의 숲이 황폐화돼 사라질 수밖에 없었던 원인을 다음과 같이 명쾌하게 진단한다. 즉 산림정책의 부재와 조림 및 양묘기술의 미비, 민간참여 배제와 권력층.. 2023. 3. 8. <예루살렘 전기(Jerusalem, The Biography)> 이즈음 매일 밤, 고대로부터의 예루살렘을 만나게해주는 재미있는 책이다. 구약을 읽어가면서 유대인, 즉 이스라엘 민족의 생성과정이 궁금해졌다. 야곱의 바꿔진 이름이 이스라엘이고, 그가 이집트로 들어간지 400여년 후 모세가 지도자가 되어 신이 약속한 가나안 땅으로 들어가기 위해 사나이에서 방랑하면서 이뤄진 민족이 이스라엘이라는 개념은 좀 더 파고들어가면서 복잡해졌다. 그러다 손에 잡혀진 게 바로 이 책인데, 예루살렘이 곧 이스라엘의 역사와 밀접한 관계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예루살렘은 물론 국제법상 이스라엘 영토에 있고, 이스라엘의 헌법상 이스라엘 수도이지만, 실상의 예루살렘은 이런 개념을 훨씬 벗어나는 복잡한 곳이다. 이 책을 지은 사이먼 몬테피오리(Simon Sebag Mo.. 2022. 10. 13. 박인목 친구의 세번 째 수필집, <갈모봉 산들바람> 고등학교 동기인 박인목 친구가 낸 수필집이다. 이 책을 어제 받았다. 따끈따끈함과 함께 친구의 노고가 느껴진다. 국세청 국장을 역임한 후 현재 세무법인을 운영 중인 친구는 이 번을 포함해 지금까지 세 권의 수필집을 냈다. 2018년 이래 세 권의 수필집이니, 객관적인 기준으로 보더라도 다작인 셈이다. 그만큼 쓸 게 많았다는 얘기다. 쓸 게 많았다는 건 생각이 많았다는 것에 다름 아닐 것이다. 살아가면서 느껴지는 그 모든 게 글쓰기의 대상이다. 그냥 흘러보낼 수도 있는 걸, 친구는 생각에 담아 글로 옮겼다. 살아가는 생활도 그렇고 생각에 부지런함이 묻어난다고 밖에 할 수가 없다. 아니면 이 두 가지, 그리고 글쓰기에 욕심(?)을 좀 부렸다든가. 우스개지만 말을 하는 의미의 '談'자가 들어가는 친구의 아호(.. 2022. 10. 8. 이전 1 2 3 4 ··· 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