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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story196

어떤 광고 사진 아파트에 주차돼 있는 어떤 제약회사 차량의, 감기약 선전의 광고 사진. 아침에 집을 나서면 거의 매일 보게 된다. 처음 보면서는 아무리 감기약 광고 사진이기로서니, 아침부터 고통스런 인상을 쓰고있는 게 좀 그로테스크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근데 자주 접하게 되니 친근감(?)마저 든다. 험하고 짖굳은 세상을 살아가는 서민들의 표정으로 느껴지면서 동병상련이랄까, 그런 생각도 갖는다. 며칠 전, 그러니까 윤석열 파면의 헌재 선고가 있던 날, 밖으로 나와 마침 이 사진을 보면서 문득 막연한 혼돈감에 빠졌다. 저게 국민의 표정을 상징적으로 나타낸다면 탄핵 인용을 슬퍼하는 것인지, 아니면 반기고 있는 역설의 모습일까 하는…탄핵인용 선고 몇날이 지나가면서 솔직하게 말하자면 나도 그렇다. 잘못된 것인지, 아니면 넓게 보.. 2025. 4. 7.
사진, 사진기, 그리고 라이카(Leica) 나에게는 시절병 같은 게 있다. 사진에 대한 갈증으로 엮여지는 ’병’이다. 사진기에 대한 것일 수도 있다. 이즈음은 다시 라이카에 꽂혔다. 라이카 특유의 ‘경조흑백‘이 돋보이는 Leica X-Vario가 있지만, 너무 흑백에만 몰두하다보니 좀 질린 측면이 있다. 그래서 라이카 Q3 쪽으로 구미가 당겨진다. 하지만 이 카메라는 너무 비싸다. 포기의 수순이다. 이 카메라가 생각날 때마다, 마음 속으로 주문을 외듯 분수를 알자, 분수를 알자며 욕구를 담금질하고 있다. 나를 그렇게 다그치는 것, 그럼으로써 현실을 꼬집어가며 일깨워주고 있는 것이랄까. 그런 한편에서 그 대용으로 나를 끌어당기는 게 있다. ​라이카에서 유저들을 위해 개발해 내놓은 ‘라이카 럭스(Leica Lux)’ 앱이다. 이 앱으로 각종의 라이카.. 2025. 3. 28.
낙타와 소녀의 파안대소 낙타와 함께 웃고 있는 몽골 소녀. 파안대소, 둘이 많이 닮았다. 완벽한 공존이다. 소녀의 이름은 부테드마(Butedmaa). 2003년 중국 사진작가 한청리(Han Chengli)가 '내몽골 아이(Inner Mongolian Child)'라는 제목으로 찍은 사진이다. 사진을 찍을 당시 이 귀여운 몽골 소녀는 다섯살이었다.(image from ‘Historic World’ on Facebook)#MongolianChild 2025. 1. 16.
雪 岳 雲 海 중청으로 가는 설악의 산길. 막바지가 끝청이다. 이쯤이면 거진 다 왔다. 그러나 끝청 오르기가 예사 일이 아니다. 숨은 턱에 차오르고 지친 걸음은 흐느적거린다. 여기서 숨을 고르고 가다듬어야 한다. 끝청에 올랐을 때, 우리들을 기다리고 있는 게 있었다. 운해(雲海)다. 공룡, 용아의 내설악 쪽은 해걸음, 막바지 해를 머금은 구리 동빛이지만, 외설악 쪽은 구름의 바다를 이루고 있었다. 그 장관에 말문이 막힌다. 어느 봉우리 하나 소홀하지 않게 하얀 구름이 촘촘히 흘러 들어 바다를 이뤘다. 구름바다 어느 가장자리엔 황혼이 스며들어 붉은 빛이다. 그 바다 위로 우수수 바람이 불면, 구름 물결도 우수수 바람결 따라 흐른다. 그 흐름은 지친 우리들을 어루만져 주는 몸결이다. 풍덩 뛰어들어 안기고 싶은 부드러운 몸.. 2024. 11. 15.
사진 몰래찍기(taking a picture clandestinely) 사진은 찍고 싶다고 아무데서나 찍을 수 있는 건 아니다. 특히 사람을 대상으로 한 그것은 더욱 그러하다. 화정동 중앙공원에는 어르신분들이 많이 나오신다. 대개는 혼자다. 아니, 꼭 혼자는 아니다. 반려견과 함께 나와 벤치에 앉아들 계시는데, 오늘, 낙엽이 우수수 날리는 가을 풍광에 어우러진 그 모습들은 그래서인지 쓸쓸해 보였다.  공원을 한바퀴 돌다가 어느 벤치에 앉아 계시는 한 어르신이 유독 눈에 들어왔다. 무표정에 생기도 없이 개목줄을 잡고 그냥 우두커니 앉아있는 그 모습이, 올망쫄망하게 생긴 반려견과 대조적이어서 그랬다. 나는 어르신 맞은 편에 카메라를 든 채 앉았다. 어르신이 카메라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 무기력한 시선에서나따나 나를 경계하고 있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나는.. 2024. 11. 4.
가을빛, 혹은 秋色 가을빛, 혹은 추색. 오늘 화정동 중앙공원을 걷다가 어느 지점에서 나도 모르게 멈춰섰다. 눈에 들어오는 가을 풍광, 그러니까 추색이 너무 아름다웠기 때문이다. (위 사진은 갤럭시 S21 Ultra, 아래 사진은 Leica X Vario 경조흑백) #화정동중앙공원 2024. 11.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