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story' 카테고리의 글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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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story198

‘현충일,‘ 그리움과 함께 생각나는 전우들 매년 현충일이면 이 사진을 버릇처럼 게재해 오고있다. 군 시절, 군복만 입고있을 뿐이지 현충일과는 별 관련도 없는 이 사진을 올려보는 건, 군 시절을 함께 했던 전우들에 대한 그리움 때문이다. 말하자면 나라를 위해 순국한 호국영령들을 기리기 위한 날이기도 하지만, 그와 더불어 군 시절의 전우들이 그리워지기도 하는 것이니 곧 추모나 그리움이 맥락을 같이 하는 것이라는 생각에서다.이 사진을 찍은 게 1975년 초 어느 날이다. 나는 파주 광탄 신산리에 있던 1사단 통신중대 보급소 서무계 일을 보고 있었는데, 이날 보급관이던 김영준 대위가 무슨 생각에서였던지 소대원들을 사무실 앞으로 데려나가 사진을 찍게 했다. 통신대에는 사진반이 있었기에 이런 사진들은 언제든지 가능했다. 나는 김대위와 선임하사인 박종진 중사.. 2025. 6. 6.
밀리(Millie) 그 소녀는 열두 살에 불과했고, 땋은 머리에, 입고있는 드레스에는 먼지가 묻어 있었습니다. 소녀의 이름은 밀리(Millie)였습니다. 밀리는 이날 집 현관에 매달려있는 그네의 가장자리에 강아지 두 마리와 함께 앉아, 어깨에 소총을 메고 행진하는 마을 소년들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1917년이었죠. 미국은 1차세계대전 전쟁에 참전했습니다.소녀의 오빠인 톰(Tom)은 키가 컸었기에 행진 대오에서 눈에 잘 띄었습니다. 대오에서 톰은 흐르는 눈물을 참았습니다. 하지만 여동생 앞에서 울 수는 없었습니다. 톰은 짐짓 울지않는 척하혀, 대신 자랑스러운 포즈로 전열의 맨 앞에서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밀리는 그런 오빠 톰을 보고 손을 한 번 흔들었습니다. 그에 톰은 고개를 끄덕였습니다.그네는 군악대의 행진곡에 맞춘 것이나.. 2025. 4. 29.
어떤 광고 사진 아파트에 주차돼 있는 어떤 제약회사 차량의, 감기약 선전의 광고 사진. 아침에 집을 나서면 거의 매일 보게 된다. 처음 보면서는 아무리 감기약 광고 사진이기로서니, 아침부터 고통스런 인상을 쓰고있는 게 좀 그로테스크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근데 자주 접하게 되니 친근감(?)마저 든다. 험하고 짖굳은 세상을 살아가는 서민들의 표정으로 느껴지면서 동병상련이랄까, 그런 생각도 갖는다. 며칠 전, 그러니까 윤석열 파면의 헌재 선고가 있던 날, 밖으로 나와 마침 이 사진을 보면서 문득 막연한 혼돈감에 빠졌다. 저게 국민의 표정을 상징적으로 나타낸다면 탄핵 인용을 슬퍼하는 것인지, 아니면 반기고 있는 역설의 모습일까 하는…탄핵인용 선고 몇날이 지나가면서 솔직하게 말하자면 나도 그렇다. 잘못된 것인지, 아니면 넓게 보.. 2025. 4. 7.
사진, 사진기, 그리고 라이카(Leica) 나에게는 시절병 같은 게 있다. 사진에 대한 갈증으로 엮여지는 ’병’이다. 사진기에 대한 것일 수도 있다. 이즈음은 다시 라이카에 꽂혔다. 라이카 특유의 ‘경조흑백‘이 돋보이는 Leica X-Vario가 있지만, 너무 흑백에만 몰두하다보니 좀 질린 측면이 있다. 그래서 라이카 Q3 쪽으로 구미가 당겨진다. 하지만 이 카메라는 너무 비싸다. 포기의 수순이다. 이 카메라가 생각날 때마다, 마음 속으로 주문을 외듯 분수를 알자, 분수를 알자며 욕구를 담금질하고 있다. 나를 그렇게 다그치는 것, 그럼으로써 현실을 꼬집어가며 일깨워주고 있는 것이랄까. 그런 한편에서 그 대용으로 나를 끌어당기는 게 있다. ​라이카에서 유저들을 위해 개발해 내놓은 ‘라이카 럭스(Leica Lux)’ 앱이다. 이 앱으로 각종의 라이카.. 2025. 3. 28.
낙타와 소녀의 파안대소 낙타와 함께 웃고 있는 몽골 소녀. 파안대소, 둘이 많이 닮았다. 완벽한 공존이다. 소녀의 이름은 부테드마(Butedmaa). 2003년 중국 사진작가 한청리(Han Chengli)가 '내몽골 아이(Inner Mongolian Child)'라는 제목으로 찍은 사진이다. 사진을 찍을 당시 이 귀여운 몽골 소녀는 다섯살이었다.(image from ‘Historic World’ on Facebook)#MongolianChild 2025. 1. 16.
雪 岳 雲 海 중청으로 가는 설악의 산길. 막바지가 끝청이다. 이쯤이면 거진 다 왔다. 그러나 끝청 오르기가 예사 일이 아니다. 숨은 턱에 차오르고 지친 걸음은 흐느적거린다. 여기서 숨을 고르고 가다듬어야 한다. 끝청에 올랐을 때, 우리들을 기다리고 있는 게 있었다. 운해(雲海)다. 공룡, 용아의 내설악 쪽은 해걸음, 막바지 해를 머금은 구리 동빛이지만, 외설악 쪽은 구름의 바다를 이루고 있었다. 그 장관에 말문이 막힌다. 어느 봉우리 하나 소홀하지 않게 하얀 구름이 촘촘히 흘러 들어 바다를 이뤘다. 구름바다 어느 가장자리엔 황혼이 스며들어 붉은 빛이다. 그 바다 위로 우수수 바람이 불면, 구름 물결도 우수수 바람결 따라 흐른다. 그 흐름은 지친 우리들을 어루만져 주는 몸결이다. 풍덩 뛰어들어 안기고 싶은 부드러운 몸.. 2024. 11.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