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태그의 글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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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9

4월 15일 북한산 지난 주 섰던 그 자리, 오늘은 무성한 안개 속에 북한산 연봉이 비에 젖고있다. 흐릿하게 다가오는 향로봉을 보면서 그 쪽으로 오르는 산길은 이미 한 쪽으로 접어두고 있었다. 가랑비 속 호젓한 산길을 걸어 탕춘대 암문 못미쳐, 홀로 핀 산철쭉이 저홀로 화사하다. 누구 시에 그랬던가. 눈길을 주니 비로소 꽃이 되었다. 나에게 다가오는. 2023. 4. 15.
봄날 북한산 四題 봄날 북한산은 바야흐로 진달래山川. 신동엽 시인이 노래한 그 진달래산천. 오늘 아침 나름 협착증극복 산행 중 중흥사 못미쳐에서 만난 진달래가 무리지어 나를 반긴다. 대남문, 천신만고 끝이다. 산성입구서부터 2시간 반 걸렸다. 협착증 허리는 그냥 무덤덤하다. 여기서부터가 중요하다. 욕심내 오버하지 말자. 그리고 구기동 내려가면 막바로 집으로 가자. 조신하게. 구파발 쪽 북한산 산성계곡에서 올라 삼거리에서 대남문 쪽으로 올라가다 만나는 석상.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서 있다. 1980년대 이 코스로 오를 때부터 세워져있던 것이니, 40년은 족히 넘었다. 수 없이 이 코스를 오르락거리며 봐았지만, 지금도 이 석상의 이름이 무엇인지, 누가 세웠는지에 관해서는 모른다. 2018년 1월에 호기심에 이 석상을 오랫동.. 2023. 4. 1.
28일 북한산 산행 二題 이런 걸 조우(遭遇, encounter)라 할 것이다. 어제 북한산 산행에서 한 친구를 고등학교 졸업 후 반세기가 지나 만난 것이다. 우연이지만, 우리들의 만남은 하나의 잘 짜여진 각본 같았다. 우리들이 사모바위 인근에서 요기를 할 장소를 찾아 사모바위 위 쪽의 참한 바위 아래로 내려가 자리를 잡으려는데, 바로 곁에서 동기친구 둘이 자리를 펴고 앉아서 요기를 하고있었던 것이다.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 싶었다. 흡사 만나기로 약속해 만나는 것 같았으니 말이다. 앉아있는 둘 중의 왼쪽 친구가 박석환으로, 1970년 고등학교 졸업 후 처음 만나는 것이어서 나로서는 참으로 극적이었다. 이 친구는 중학교도 함께 다녔는데, 둘이서 얘기를 나누며 기억을 모아본 바에 따르면, 중학교 2학년 때 6반 같은 반으로 무.. 2022. 5. 29.
12월 25일 北漢山 산행 아침 온도 영하 15도. 엄동혹한의 북한산 산행이다. 불광동 장미공원에서 탕춘대 암문 쪽 둘렛길을 오른다. 추운 날씨 탓에 산행객이 드문드문 하다. 데크길을 오르는데, 추위 때문에 잔뜩 움추려진다. 배낭 대신 숄더 백을 걸쳤다. 며칠 전 온 눈으로 산길이 미끄러울 것이라는 생각으로 아이젠을 챙겼다. 하지만 산길은 미끄럽지 않았다. 눈도 그 사이 다 녹았다. 하늘은 파란 에머랄드 빛이다. 강추위 속의 하늘은 흡사 파란 유리쟁반 같다. 손가락으로만 톡 쳐도 "쨍그렁!"하고 깨질 것 같다. 탕춘대 암문엔 약속시간보다 20여분 일찍 도착했다. 여기서 상명대에서 올라오는 친구들과 합류한다. 추위 때문에 20여분을 기다릴 수가 없다. 친구들에게 먼저 오른다는 메시지를 띄우고 홀로 오른다. 친구들과는 예전 매표소 인.. 2021. 12. 26.
23일 북한산 山行 산에 들어가 산을 오르면서는 산 아래 일을 생각한다. 딴 생각인가, 바른 생각인가. 산을 오르는 이유는 여러가지다. 그 중 하나는 세상의 시름을 잊기위한 것이라고도 한다. 아득바득 살아가는 세상사를 그나마 산을 오르며 시름을 달래보자는 것이다. 그러면 부득히 산 아래 일을 생각해야 하고 그의 옳고 그름이나 이해관계 같은 것을 따져보아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는 산을 오르며 산 아래 일을 생각하는 것도 일견 타당하다할 것이다. 산 아래 일을 잊기 위해 산을 오른다고도 한다. 그러면 산에서는 산 생각만 하고 오를 일이다. 어느 게 맞는가를 따지는 것 자체부터가 좀 어불성설적이기는 하다. 어제, 불광동 장미공원에서 출발한 나의 북한산 산행은 모처럼 사모바위까지 이어졌다. 탕춘대 암문에서 친구들과 합류하기로 하는.. 2021. 10. 24.
어제 북한산에서 어제 북한산을 가려 불광동 역에서 장미공원으로 가는 길에 만난 고교후배들. 엮여질 수밖에 없는 처지들이다. 그런데 나는 할 일이 있었다. 산을 오르면서 나 홀로 하는 일이다. 후배들과 같이 산을 오르면 그 일을 할 수가 없다. 후배들을 떼어내야 했다. 자연 내 언행이 이상해질 수밖에 없다. 후배들도 어정쩡해 하는 내 언행이 좀 이상했던 모양이다. 한 후배는 잘 떨어지지 않으려 자꾸 곁에 붙는다. 산 초입에서 후배들더러 먼저 올라가라 했다. 잘 떨어지지 않으려는 그 후배는 이상해하는 눈치다. 그래도 막무가내로 후배들과 떨어져 뒤에서 올랐다. 데크길을 올라 쉬어가는 첫 지점에서 후배들과 또 만났다. 후배들은 아침을 먹지 않았는지 빵을 먹고 있었다. 후배들은 나를 보자마자 빵을 안긴다. 그걸 사양하고는 또 난.. 2021. 10.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