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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가수의 죽음 오늘 미명의 새벽에 받은 부음. 친구 여동생의 죽음이다. 친구는 “동생이 무지개 너머로 갔다”고 했다. 어스럼한 미명 속에 아름다운 무지개가 언뜻 내 눈에 스쳐 지나가면서, 나는 친구의 짤막한 이 한 줄의 글에서 눈을 땔 수가 없었다. 글 속에 짙은 슬픔이 묻어나고 있었다. 친구 여동생은 1970, 80년대 한 때를 풍미하던 가수였다. ​유가화라고, 1980년대 초반 ‘나도 모르게’라는 노래로 세상에 각인됐던 가수다. 이 노래를 얘기하면 이 가수를 기억하는 분들도 꽤 있을 것이다. 유가화는 그러나 세상에 묻혀 산 세월이 길었다. 몸이 따라주지를 않았다. 경기도 안성에 살고있다는 얘기를 들었던 게 몇 해 되지 않았다. ​친구는 박상호라고, 나의 마산중학교 동기다. 1967년 졸업 후 만나지 못하다가, 유가.. 2025. 2. 23.
올리비아 핫세(Olivia Hussey) dies at 73 올리비아 핫세가 그저께 세상을 떴다는 걸 늦게야 알았다. 나의 젊은 시절에 꼭꼭 담겨져 있었던 소녀를 70줄 나이에 새삼 돌이켜 보며 그녀를 떠올려 본다. 올리비아 핫세 하면 영화 이다. “What is a youth, impetuous fire…” 이 영화 속 레오나르드가 부르는 노래 속 가사, 그 ‘걷잡을 수 없는 불길‘이 꺼진 황량한 느낌이다. 올리비아 핫세는 나와 동갑인 갑장이었다. 1970년 대학교 1학년 때 영화를 본 후 그런 사실을 알고 택도 없는 동병상련에 젖기도 했는데, 지금 새삼스레 그 생각이 든다. RIP…#OliviaHussey 2024. 12. 29.
1세대 락 뮤지션(Rock Musician) 김홍탁 선생 별세 나라가 계엄령이니 탄핵이니 하며 하루라도 조용할 날이 없는 와중에 안타까운 한 죽음을 뒤늦게 알게됐다. 우리나라에서 그룹사운드 시대의 문을 연 1세대 락 뮤지션이자 걸출한 기타리스트인 김홍탁 선생이 향년 80세로 세상을 뜬 것이다. 김홍탁 선생에 대해 지금의 젊은 계층들은 생소하게 생각하고 느낄 수 있을 것이나, 내 또래 장년 나이의 분들은 선생을 기억하는 분들이 많다. 김홍탁이라는 이름은 생소하다 하더라도, ‘해변으로 가요‘ ’초원의 빛’ 등 선생이 만들고 직접 불렀던, 1970년대 초를 풍미한 이 노래들을 떠올리게 하면 선생이 어떤 분이라는 것을 비로소 알게되는 분들도 많을 것이다.1970년에 대학 1학년이었던 나는 김홍탁 선생에 대해 개인적인 친분은 없지만 나름으로 잘 안다고 생각한다. 선생이 그룹.. 2024. 12. 16.
아버지와 어머니의 47년 만의 해후 아버지와 어머니가 만났다. 근 반세기 만인 47년 세월이 흐른 후다. 두 분은 백골로 상면을 했다. 나는 그게 가슴이 아팠다. 그러나 하늘나라 거기서는 서로 좋은 모습과 차림으로 만났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위안을 삼았다. 그러면서 한편으로 두 분의 모습은 서로 언제 적의 것이었는지가 궁금했다. 아버지와 어머니 합장은 10일 어머니가 돌아가시면서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어머니는 3일장을 치룬 후 경북 구미의 가톨릭묘원에 모셔졌다. 12일 어머니의 유골이 홀로 모셔졌고, 나는 그 앞에서 어머니에게 말씀 드렸다. 아버지 곧 오실 겁니다.아버지는 부산 팔송의 부산시립묘원에 누워 계셨다. 아버지 돌아가신 게 1977년어니 47년 동안이나 홀로 팔송 땅에 누워 계셨다. 그 아버지를 13일 이장을 통해 깨웠다. 그리고 .. 2024. 12. 15.
故人이 된 친구의 노래, ‘향수’ 찬바람이 옷깃을 스치는 시방 이때쯤의 초겨울 어느 날이었을 것이다. 친구가 갑자기 전화를 걸어왔다. 내 집이 있는 경기도 구석진 땅 능곡에 오겠다는 것이다. 웬 일이냐 했더니, 내가 갑자기 보고 싶고, 내 노래가 듣고 싶다는 것이었다. 무슨 노래? 했더니 박재홍의 ‘향수‘라고 했다. 내가 그런 노래를 부른 적이 있을까 싶어, 나는 그 노래 잘 모르는데… 했더니 그냥 무조건 오겠다는 것이었다. https://youtu.be/_7PSkSz6aSc?si=6WNNeKgqv6eVNLIV이미 어두워진 저녁 7시쯤에 친구와 구 일산 역에서 만났다. 쇼핑백을 들고 있었다. 술이었다. 조니워크 블랙이었다. 웬 술인가 했더니, 내가 그 술 좋아하는 걸 알고 있었다고 했다. 친구와 나는 어두운 구 일산 시장을 걸어 수구레.. 2024. 11. 25.
문학과 언론으로 馬山을 지킨 원로시인 이광석 別世 이광석 시인 별세. 향년 90세. 오늘 아침 무심결에 접한 소식이다. 오래 병석에 계신다는 얘기는 이미 듣고있었기에, 마음 속으로 이런 날이 오리라는 걸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막상 별세 소식을 들으니 마음 한편이 착찹하면서 젖어온다. 한분, 한분, 고향 마산의 어르신들이 세상을 따나고 있다는 안타까움에 한 느낌이 더해진다. 고인은 1959년 청마 유치환의 추천으로 시문단에 데뷔하면서 이후 시인으로 왕성한 작품활동을 해 왔으며, 1960년 ‘마산문인협회‘ 결성을 주도했다. 이와 함께 그는 경남신문 편집국장을 역임하는 등 오랜 기간 언론인으로서 마산지역 언론문화 창달에도 크게 이바지 했다. 이런 점에서 그는 문학과 언론이라는 두 가닥 길로써 마산을 지키는 수문장 역할을 해왔다. 나는 이광석 시인과 인연이 .. 2024. 11.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