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review' 카테고리의 글 목록 (4 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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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36

움베르토 에코의 <프라하의 묘지> 지금은 고인이 된 움베르토 에코(1932-2016)의 글은 재미있다. 난해한 기호학의 대가이기도 한 에코의 글이 재미있다는 건 그의 소설들에 한한다. 재미도 있지만 물론 어렵기도 하다. 그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장미의 이름'도 그 중의 하나다. '장미의 이름'을 읽다가 포기한 기억이 있다. 아주 오래 전이다. 소설은 재미있었지만 어려웠다. 그리고 번역이 문제였다. 번역을 한 고 이윤기 선생도 그걸 인정했다. 아울러 자신의 번역의 '오류'를 솔직하게 인정했다. 그리고 새롭게 번역한 책을 재발간하기도 했다. 우리 출판 사장 유례가 없는 일이었다. ​ 그 후에도 에코의 책이 나올 적 마다 나는 그런 기억의 포로가 되어 읽기가 사실 좀 저어했다. 그러다 이번에 다시 마주 한 책이 '프라하의 묘지'라는 소설이다... 2021. 2. 5.
<졸다텐(Soldaten)> - 나치 독일병사들은 2차대전과 홀로코스트와 무관한가? 군대는 상명하복이 철저한 조직이다. 그렇게 해야 질서가 유지가 되고 전투와 작전 등의 목적한 바를 수행할 수 있다. 위계질서로 보아 군대의 제일 하급 위치는 일반 사병들이다. 시쳇말로 '쫄병'들이다. 이들은 명령에 따라 움직이고 맡은 바를 수행한다. 자신의 생각과 의지는 그 다음이다. 전쟁에서는 두 말할 필요가 없다. 싸워라하면 물불 가리지 않고 싸워야 하고, 극단적으로는 죽으라 하면 죽어야 하는 게 사병들이다. 병기. 병참 아이템과 별도로 전시의 '소모품'은 사병들이란 말이 그래서 나온다. 나치 독일의 2차대전은 히틀러가 그 주역이다. 헤스와 괴링, 괴벨스 등 휘하에 전쟁 수행의 많은 참모들을 거느렸지만, 수천만명이 희생된 참혹한 그 전쟁과 유대인 대학살로 일컬어지는 홀로코스트의 장본인은 히틀러이다. .. 2021. 1. 14.
<The Hungry Ear> - 먹거리에 바치는 맛있는 앤쏠로지 우리들이 매일 먹고 마시는 먹거리와 詩. 이 양자 간에 어떤 관계가 있는 것일까. 언뜻 식사를 하면서 주절거리는 것 쯤으로 치부해 생각해 볼 수도 있겠다. 아니면 윈스턴 처칠이 식사자리에서 가끔 농담조로 했다는 "음식에 주제가 없어"라는 말에서 유추해보듯, 먹거리와 그에 담긴 의미 쯤의 관계로 생각해볼 수 있겠다. ​ 미국의 신세대 시인 케빈 영(Kevin Young)이 편집해 펴낸 이 책, '더 헝그리 이어(The Hungry Ear)'는 먹거리를 통해 쓰여진 시의 세계로 안내한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시와 먹거리는 여러 측면에서 어울리는 한쌍이라는 것을 알 수 있게 한다. 자연스러운 관계라는 것이다. 예컨대 한 조각의 빵 앞에서 올리는 기도가 그렇고, 음식을 파는 거리 행상인들의 노래에서도 시와 먹.. 2020. 12. 16.
'I'm Spain' by D. Haycock - 스페인內戰 참전지식인들의 의지와 좌절 'I'm Spain.' 책 제목이 좀 밋밋하다. '나는 스페인이다'로 해석하기가 그렇다는 말이다. 그러나 아무튼 'I Am Spain'은 스페인 내전에 참전한 조지 오웰 등 당대 유명 지식인들의 기록을 바탕으로 한 책이다. 그들의 개인적인 편지와 일기, 그리고 회고록 등을 통해 이 책은 그들이 참전당시 느낀 흥분과 전율, 그리고 그들의 의지와 좌절 등을 담고 있는데, 이런 형식으로 그들이 스페인내전에서 어떤 생각을 했고, 어떤 곳에 있었고, 어떻게 싸웠는지를 기록한 책은 처음이다. 3년에 걸친 스페인 내전은 2차 세계대전의 전초전격인 국제 전쟁이다. 프랑코 장군의 파시즘 군부세력을 돕기 위해 독일과 이탈리아가 지원을 하고, 좌파인 인민전선정부를 지원키 위해 스탈린의 소련이 참전함으로써, 그 규모와 이념성.. 2020. 11. 11.
프랑스 여인들의 ‘홀로코스트’ 피의 기록 - '아우슈비츠의 여자들(A Train in Winter)' '홀로코스트(Holocaust)'는 유태인에 대한 나치 독일의 대량학살을 일컫는 말이다. 가해자는 나치 독일이고, 피해자는 유태인, 유태인 피해자들은 남성. 여성 구분이 없다. 그저 유태인이면 모두 그 대상이다. 여성을 꼭 집어 피해자로 다룬 다큐멘터리나 문학작품들도 더러 있다. 영화로도 잘 알려진 월리엄 스타이런(William Styron)의 '소피의 선택(Sophie's Choice)'도 그 중의 하나이고, 주인공 소피 짜비스토우스키(Sophie Zawistowski)가 홀로코스트의 피해 여성이다. 그러나 어쨌든 홀로코스트는 일반적으로 그 피해자가 남녀 구분 없는 유태인이라는 등식으로 알려져 있다. 홀로코스트라는 단어에도 그런 뜻이 명백하게 들어있다. 하지만 나치 독일에 의한 대량학살의 피해자가 어찌.. 2020. 8. 13.
친구의 수필집 '거기 행복이 있었네' '거기 행복이 있었네.'고교동기 친구가 책을 보내왔다. 수필집이다. 친구는 수필이라는 장르의 글쓰기에 있어서는 늦깍이다. 2017년 '현대수필'을 통해 등단을 했고, 그 이듬해 첫 수필집을 냈다.친구는 세무공무원을 오래 했다. 고위직에 있다가 지금은 세무법인을 운영 중이다. 그랬던 친구가 2018년 수필집을 낸다고 했을 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 이 친구가 이제 제 갈 길을 찾아가고 있구나 하는. 친구가 보내 준 책을 일견한 소감은 이렇다. 첫 수필집보다 글이 세련됐다는 것. '세련' 운운이 첫 수필집이 촌스러웠다는 뜻이 아니다. '세련'을 강조하고자 하는 것은 글이 진실되고 부드러워졌다는 것인데, 무엇보다 글에서 주변들과의 공감을 바탕으로 소통하고자 하는 작가의 노력이 읽혀진다는 것이다. 친구.. 2020. 8.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