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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36

"Hello! from the heaven" - '死者와의 통신' "Hello! from the Heaven" 산 자와 죽은 자가 다양한 측면의 접촉을 통해 교감을 서로 갖는다, 아니 가질 수 있다? '사자(死者)와의 통신,' 이 책은 그렇다는 걸 전제로 각종의 사례를 보여주고 그에 대한 분석을 제시하고 있는 게 우선 흥미를 끈다. 빌 구겐하임이라는, 이 방면의 미국인 전문가가 썼고, 역시 이 방면에서 국내적으로 많이 알려져있는 이화여대의 최준식 교수가 나름으로 풀어서 해설을 보태 쓴 책이다. 죽어 이 세상 사람이 아닌 고인이 그의 가족이나 지인에게 나타나 말을 주고받고 교감을 나눈다는 것 - 이에 대한 '死後 통신(After-Death Communication)'이라는 명칭도 있다 - 은 종교적인 관점에서나 가능한 일일 것인데, 이 책이 보여주고 있는 각종 사례들은 .. 2020. 7. 25.
안나 폴릿콥스카야(Anna Politkovskaya)와 '러시안 다이어리' 안나 폴릿콥스카야(Anna Politkovska)는 러시아 언론인이다. 한편으로 인권운동가이기도 했다. 푸틴이 러시아 권력을 장악한 이래, 푸틴에게 가장 강하게 맞섰던 언론인이다. 그녀의 관심사는 보리스 옐친 대통령 때 발발한 체첸 전쟁이다. 이 전쟁은 옐친이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군부의 지원을 받아 일으킨 전쟁이다. 푸틴의 러시아 장악은 옐친과의 타협의 산물이다. 그로부터 권력을 넘겨받은 푸틴 또한 마찬가지였다. 2차 체첸 전쟁을 일으켜 권력 유지의 구심점으로 삼았다. 체첸 전쟁은 학살과 고문으로 체첸 인들이 말살당하는 완벽한 인권유린의 현장이었다. 이 참상과 전쟁의 진실을 알리기 위해 그녀는 50여 차례 체첸을 드나들었다. 안나는 푸틴을 옐친보다 더 잔혹한 독재자로 보았다. 2002년 10월 .. 2020. 7. 21.
'그리스인 조르바'를 읽는 즐거움 '그리스인 조르바(Zorba, the Greek)'를 다시 읽고 있다. 코로나의 지겨움을 극복하기 위한 나름의 방안 중 하나다. 조르바처럼 자유롭지 못한 처지의 나에게 난삽하기는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니코스 카잔차스키의 '자유로운 글쓰기'일 것이니 라는 느낌으로 읽어가니 예전과는 좀 다른 느낌이다. 그러나 또 다른 재미가 있다. 비교해 읽는 재미다. 동서문화사에서 나온 것(2016. 9)과 2018년 초 민음사에서 나온 것은 원전이 다르다. 옮긴 분도 동서문화사는 박석일 교수가, 민음사는 김욱동 교수 것이다. '그리스인 조르바'라는 타이틀의 책은 그동안 국내에서 여러 권이 번역자를 바꿔 출간됐다. '희랍인 조르바'도 그 중의 하나다. 지금까지 나온 책들은 그 원전이 칼 와일드먼(Carl Wi.. 2020. 7. 4.
'惡의 평범성(banality of evil)' 비슷한 주제의 두 권의 책이다. 죄악에 대한 인간의 태도에 관한 것으로, 나치독일 히틀러의 악명높은 조력자 조제프 괴벨스와 아돌프 아히히만에 관련된 얘기다. 한나 아렌트의 '예루살렘의 아히히만'은 유대인 학살자 아히히만의 재판에 관한 기록인데, 이 책은 아렌트가 아히히만의 만행을 일컬어 '악의 평범성(banality of evil)'으로 규정함으로써 논란의 불씨를 지폈다. 이 책을 본 것도 '악의 평범성'이란 주제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읽어 내려가면서는 그 주제가 잘 잡히지 않는다. 마지막 부분에서 아렌트가 아히히만의 교수형과 관련해서 딱 한 번 언급하고 있을 뿐이다. 이 책은 오히려 나치독일이 유대인 처리문제와 관련해 유럽의 각국별로 어떠한 말살계획을 세워 추진했는가에 대한 방대한 보고서 같다. 물론.. 2020. 6. 23.
2차대전의 종전 6개월 - '1945(Six Months in 1945)' by Michael Dobbs 한 며칠 무더위와 함께 한 책이다. 재미있다. 이 책을 읽으며 그 재미로 무더위를 넘겼다고 해도 무방할 것 같다. '1945'라는 타이틀의 책인데 원 제목은 'Six Months in 1945'으로, 미국의 저널리스트 마이클 돕스(Michael Dobbs)가 쓴 역저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2차 세계대전 종전을 앞둔 6개월 간 미국과 영국, 소련이 얄타와 포츠담에서 벌인 외교전을 다룬 책이다. 그러면 누가 떠 오르겠는가. 당연히 그럴 것이다. 루즈벨트와 처칠, 스탈린이다. 이 셋을 일컬어 이른바 '3거두'라고들 하는데, 이들이 2차 세계대전 종전을 앞두고 저마다 수하에 그들의 외교베테랑들을 거느리고 얄타와 포츠담에서 전후 처리와 배상문제를 놓고 치열하게 맞서고 있는 상황을 이 책에서 만나게 된다. 얄타.. 2020. 6. 15.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손바닥(掌篇) 소설’ 가와바타 야스나리(川端康成)를 오랜 만에 만난다. 지난 연말에 어떤 글을 쓸 게 있어 야스나리를 찾아본 적이 있는데, 그 때는 그의 어떤 작품의 문장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었다. 오늘 만난 야스나리는 나에겐 전혀 새로운 것이다. 이름하여 야스나리의 ‘장편 소설’이다. 장편이라 함은 긴 소설을 뜻하는 게 아니다. 손바닥 ‘장掌)’으로, 풀이하자면 ‘손바닥 소설’이다. 이런 장르가 있었나 싶었다. 손바닥 소설은 말 그대로 손바닥 크기의 분량으로 읽을 수 있는 소설이다. 200자 원고지로 대략 10 여매 안팍으로 쓰여진다는 것인데, 야스나리의 이 소설집에서 제일 짧은 것은 원고지 2매 분량의 것도 있다. 이런 류의 소설을 야스나리는 1920년대 초부터 썼다고 하는데, 그간 야스나리에 관해 좀 안다고 설쳐댔던 게.. 2020. 6.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