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덕여고 '빵떡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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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mory

창덕여고 '빵떡모자'

by stingo 2023. 3. 7.

 

 

어제 SNS에 어떤 분이 아내와 관련된 옛 사진을 올렸다. 
1970년대 안국동에 있던 창덕여고 학생들 등.하교 장면의 흑백사진이다.
지금은 모르겠지만, 당시 창덕여고 학생들은 서울의 여고들 중에
거의 유일하게 모자를 쓰고 다녔다. 교모였던 셈인데,
그 모자가 아주 특색이 있어 창덕여고생들을 구분짓게 했다.
모자는 베레모라 할 수 있을 것인데, 그렇다고 베레모라고 하기에는
남학생들이 아닌 여고생들이 집단적으로 쓴다는 점에서 좀 애매하기도 했다.

이 모자를 안국동 인근에 산재한 남자 고등학생 학생들은 '빵떡모자'라고 불렀다.
모자의 눌러진 모양이 눌러진 빵이나 떢과 흡사했기 때문이다.
또 하나 이 모자에 주어진 별칭으로는 '고바우 모자'라는 게 있었다.
당시 동아일보에 시사만화를 연재하던, 지금은 고인이 된 김성환 화백이 
창덕여고생들의 이 모자와 비슷한 것을 쓰고 다녔기 때문인데, 
김 화백이 쓰고 다닌 모자는 바로 베레모였다.  

 

 

이 글의 앞에서 아내와 관련된 옛 사진이라고 언급한 것은,
나의 아내가 바로 이 창덕학교, 그러니까 창덕여중과 창덕여고를 나왔기 때문이다.
오늘 창덕여고의 '빵떡모자'를 보고, 그 모자를 쓴 아내의 옛 사진이 없을까고
아내의 여고시절 앨범을 보니 역시나 아내는 '빵떡모자'를 무슨 신주처럼
모시듯 쓰고 찍은 사진들이 많았다. 그래서 '빵딱모자' 쓴 아내의 사진도 
한 장 올려본다. 왼쪽에서 두번 째가 아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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