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마리아수도회' 성당이 코로나로 다시 셧 아웃이다.
성당에 와서 "허탕쳤다"라는 말이 가당찮은 것인지 모르겠다.
오후 3시 미사라는 것만 알고 왔는데, 문이 닫힌 것이다.
그런 가운데서도 '할 일' 한 가지는 끝냈다. 그리고 좀 오래 머물렀다.
이 성당은 올 적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참 소박하면서도 아름답다.
수도원 경내의 성모마리아 상이 두 개의 형상이라는 게 좀 이색적이다.
하나는 기존의, 그러니까 서구적 형상의 것이고, 다른 하나는 한국 여인 모습의 마리아 상이다.
그 두 성모상이 한 눈에 들어오는 곳에서 바라보니,
비에 젖고있는 두 마리아 상이 서로들 저마다의 모습이지만 무언지 모를 안도감과 포근함을 준다.
이곳 성당 건물에서 볼 만한 곳은 성당 뒷면이다.
견고한 타원의 성벽을 연상시키는 웅장함이 보는 이를 압도하는데, 그로써 신앙심을 북돋운다고들 한다.
타일을 불규칙하게 배열했으면서도 그 속에서 묘한 일체감이 느껴지게 하는 건물 디자인도 볼만하다.
오른 쪽 한 부분에 타일이 떨어져 나갔다. 지난 태풍 때문인 듯 하다.
성당에서 바라다뵈는, 저멀리 구름을 얹은 북한산과 우리 동네 풍광이 쾌적해 보인다.
우리 아파트도 손에 잡힐 듯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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