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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life82

'매일 걷기'의 힘 걷기의 힘이 대단한 걸 실감한다. 매일 새벽 걷는 길에 마주치는 할머니 한 분이 계신다. 두어달 전 처음 봤을 때는 거의 부축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의 걸음걸이로, 허리 수술의 심한 후유증으로 보였다. 지팡이를 짚고 걷는데, 지나칠 때는 혹시 쓰러질까 걱정되는 몹씨 불안한 걸음걸이였다. 그러면서 매일 보는데, 한 일주일 전부터는 걸음걸이가 많이 나아진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런데, 오늘 보니 거의 완연한 활보 수준의 걸음걸이다. 지팡이도 짚지 않고 손에 든 채 걷고 계셨다. 뒤따라 걷는 내 마음이 웬지 즐거웠고 뒤따라 걷고 싶었다. ​ 그 할머니를 쫄쫄 뒤따라 걷다가 이런 촌극도 일어났다. 돌아가는 지점 부근에 그 할머니의 지인 되시는 분이 할머니를 기다리고 있었다. 내가 그 할머니의 뒤를 따라가니 그 .. 2020. 6. 5.
'자살예측시스템'이라는 것 "사람은 편안하게 살 집을 고르듯이 이 세상을 떠날 방법을 고를 수도 있는 권리가 있다." 기원전 1세기경 로마의 철학자 세네카(Lucius Annacus Seneca)는 자살에 대한 인간의 권리를 이런 말로 두둔하고 있다. 그러나 자기의 목숨을 스스로 끊는 자살은 죄악이다. 종교적으로는 두 말 할 나위 없다. 상식적으로도 자신의 생명이지만, 그 것을 스스로 해한다는 것은 살인의 행위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자살은 인간역사 이래로 쉼 없이 줄곧 이어져오고 있다. 자살을 하는 동기와 이유는 당사자가 제일 잘 알고 있다. 그 것을 3자의 입장에서 유추해 볼 수는 있겠지만, 그 맘속에 들어가 보지 않는 이상 유추는 유추에 그칠 뿐이다. 지난 1960년대 말, 세계보건기구(WHO)의 재미난 통계가 있다. 자살방.. 2020. 6. 4.
걱 정 걱정 없는 사람이 있을까. 걱정을 달고 사는 게 사람이 살아가는 인생일 수도 있다. 그러니 걱정은 말하자면 인간 생활의 산물이라는 점에서, 좀 과하게 말해 사람은 걱정의 산물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이렇듯 사람과 걱정은 불가분의 관계지만, 걱정을 자신으로부터 드러내는 방식은 사람마다 다르다. 그럼으로써 걱정에 대한 상대방의 인식이 저마다 달라진다. 나로서는 큰 걱정거리인데 그게 다른 사람에게는 하찮은 일일 수도 있는 것이고 그 반대로의 처지도 생긴다. 그러니 사람들 저마다의 걱정거리는 그들마다의 견지에 따른 것이라는 게 걱정의 수준과 관련한 정답이 아닐까 싶다. 그런 걱정을 해소하는 방식도 저마다들 다르다. 걱정거리를 오픈시켜 다른 사람들과 터놓고 얘기하면서 그 해결방안을 궁리할 수도 있을 것이고, 남에.. 2020. 5. 28.
방아잎 된장찌게 오늘 아침처럼 꾸무적하고 비라도 올 듯한 날, 밥상 국물거리로 된장찌게 만한 게 있을까 싶다. 대파와 양파, 호박과 감자를 듬성듬성 썰어넣어 된장을 되직하게 풀어 끓인 된장찌게는, 끓는 소리와 냄새 만으로도 마음과 속이 풍성해진다. 여기에 특별한 그 무엇을 하나 추가한다. 방아잎이다. 마누라는 또 그 것 넣는다고 한 소리다. 방아를 서울 사람들은 잘 모르지만, 남도 마산사람들은 그렇지 않다. 어릴 적부터 많이 먹어 입에 익숙해진 맛깔스런 조미와 香辛의 잎이 아니던가. 장어국하면 생각나는 게 방아잎이고, 방아 안 들어간 장어국은 생각할 수도 없다. 또 정구지전 - 서울서는 부추전이라고 하는 - 에 청양고추와 함께 넣으면 그 맛이 확 달라진다. 추어탕도 마찬가지다. 방아잎을 넣어야 특유의 제 맛이 난다고들 .. 2020. 5.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