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mory' 카테고리의 글 목록 (3 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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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티지 포인트(Vantage Point)'의 追憶 (얼마 전 옛 직장 후배가 전화를 해 왔다. 근 십여 년만이라 반갑기도 했지만, 갑작스러운 전화라 좀 놀랐다. 후배는 연변 과기대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곽승지 박사다. 그 후배는 인터넷에 떠 다니는 나의 옛글을 우연히 접하고는 반가운 마음에 전화를 한 것이라고 했다. 후배로부터 '밴티지 포인트(Vantage Point)'라는 말이 나왔다. 맞다. 내가 2016년에 블로그에 끄적여 놓은 글이다. 8년 간 매달려온 그 영문저널이 수명을 다 했다는 소식을 듣고는 그 자취라도 남겨야 하겠다는 아쉬운 생각에 쓴 글인데, 그 글을 후배가 어디서 본 것이다. 후배는 내가 1990년 그 일을 그만두고 신문사로 가면서 통신사를 나왔을 때 내 후임으로 그 저널을 만들었고, 그 후 1999년 연합통신으로 일이 이관되면서도.. 2022. 7. 6.
1968년 M고등학교 2학년 ?반 70줄 나이 늙은이들이 꾸무적한 날, 할 일이 정말 없는가 보다. 1968년 고등학교 2학년 때 몇 반이었는가를 두고 오늘 고교동기 카톡방에 불이 났다. 나는 6반이었다고 분명히 기억하고 있었는데, 그게 아니라는 얘기들이 나온 것이다. 내가 주장했던 근거 아닌 근거는 키 순으로 한 반의 내 번호가 12번이라 2612, 그러니까 2X6=12라는 등식으로 그때부터 지금껏 기억해온 것이었는데, 동기들 얘기로는 틀렸다는 것이다. 동기들 얘기도 엇갈렸다. 4반이라고도 했고 7반이라고도 했다. 마산에 있는 동기들에게까지 전화로 물어보기도 했는데, 역시 엇갈렸다. 나로서는 내 기억에 관한 한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난 경천동지할 노릇일 뿐더러 한편으로 그런 점에서 좀 억울하기도 하지만 내 주장만 고수할 수 없는 처지.. 2022. 6. 26.
6월이면 생각나는 '용치(龍齒)' '용치(龍齒)'라는 게 있다. 한문 그대로 용의 이빨, 영어로는 dragon teeth다. 6월은 한국전쟁이 일어난 달이라, 유달리 전쟁이 많이 생각나는 달이기도 하다. 전쟁은 직접 못 겪어봤고 또 못 봤기 때문에, 나의 전쟁에 관한 기억은 영화 속의 전쟁이다. 개인적으로 전쟁영화 중에 가장 기억나는 영화는 스티븐 스필버그의 ’라이언일병 구하기(Saving Private Ryan)’다. 열 번 이상은 본 것같다. 첫 장면이 압권이다. 오마하 해변에서의 상륙작전, 바로 노르망디 상륙작전의 첫날, 즉 D-day 장면이다. 내리 쏟아지는 총탄과 포화 속에 해변과 바다는, 말 그대로 血海屍邊이 된다. 쏟아지는 총탄과 포탄 속의 피비릿내 나는 전장, 그리고 아귀다툼의 비명과 신음. 지옥이 따로 없다. 이 상륙전 .. 2022. 6. 24.
다시 안윤봉(安允奉) 선생 오늘(3. 19)짜 종이신문 중앙일보, 황인 후배가 쓴 ‘예술가의 한끼’ 이병주 선생 편 글이 옛 추억을 소환하고 있다. 마산의 안윤봉 선생이 나오고, 월남다리 아래 ‘화신순대국’도 나온다. 또 ‘외교구락부’도 나오고 샹하이 박도 나온다. 이 모두들 과거에 나와 직간접적으로 엮여져 있는 파편같은 소재들이다. ‘화신순대국’ 집은 1977년 초 마산에 6개월 가량 있을 적에 우리들의 일종의 아지트였다. 곱상하신 아주머니는 천사 같았다. 3만원 견습기자 박봉이지만, 그 쥐꼬리 돈이 그 집에서는 은이 났다. 돈 걱정 말고 드세요. 아주머니의 입에 달린 게 이 말이었다. 아주머니는 안윤봉 선생의 제자였다. 안 선생을 모시고 많이 갔다. 거기서 이병주 선생도 만나고 소프라노 이규도 선생 등도 만났다. 그 집은 안 .. 2022. 3. 19.
흑석동에서 옛 군대후배와 함께 군대 나이는 나이롱이라는 얘기가 맞다. 엊저녁에 군대후배와 만난 자리에서 그게 새삼 확인됐다. 군대 있을 적에 71학번이라고 하길래 나보다 아래인 줄 알고 나는 지금껏 그렇게 행세를 해왔다. 후배도 나를 그렇게 대해줬는데 하기야 좀 어정쩡하기는 했다. 어제도 그런 식으로 대했더니, 정색(?)을 하며 확실히 할 건 확실히 하자고 한다. 그러면서 갑자기 주민증을 꺼낸다. 보니 나와 동갑이다. 나는 알았다 했다. 그렇지만 그렇다고 서로들 처세가 갑자기 달라질 수가 없다. 그냥 웃고 말았다는 얘기다. 우리는 1사단 통신대에서 함께 했다. 거의 반세기 전이다. 후배가 우리 부대에 배치돼 온 날이 기억난다. 추운 겨울 날이었을 것이다. 따로 불러 이것저것 물어보는데, 대구가 고향인 후배는 부모님 얘기를 하면서 울었.. 2022. 3. 18.
마산 '3.15의거' 기념일에 생각나는 사람 오늘 3월 15일은 자유당 이승만정권의 부정선거에 분연히 떨쳐나섰던, 마산의 '3.15의거' 62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마산이 고향인 제가 국민학교 3학년 때 일어났고, 어린 마음에도 분통이 터져 시위대와 함께 마산거리를 누벼봤기 때문에 저는 그 때의 기억이 아조 뚜렷합니다. 자유당 독재정권을 무너뜨린 계기가 된 중대한 사변이었던 만큼 '3.15의거'는 마산 뿐 아니라 전 국민 모두가 기려야 할 기념일입니다. 아울러 저는 마산사람으로서 '3.15의거'에 대한 강한 자부심을 갖고 있기도 합니다. 한편으로 '3.15의거'는 개인적이고 사사로운 측면에서 어떤 한 사람을 떠올리게 하는 저의 어렸을 적의 추억의 한 토막이기도 합니다. 마산의 '3.15의거', 이 격랑의 사건을 나는 어릴 때 겪었다. 자유당 이승만.. 2022. 3.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