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저자 소개(about the author)’

“김영원 씨는 교수-행정가-사업가로 활동하다 은둔형 외톨이로 변신한 인물입니다.
여러 권의 책을 저술한 그는 서울 교외의 자택에서 화분 몇 개를 가꾸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Mr. Kim Young-won is a professor-public administrator-businessman-turned hemi-hermit.
The author of several books, he lives in a suburban home in Seoul, tending a few potted plants.)

어떤 책의 저자소개 글이다. 자기과시 좋아하는 한국에서,
장황스런 학.경력 빼고 이렇게 간단 명료하면서 웃음을 짓게 하는 저자소개는 퍽 유니크하게 받아들여질 것이다.
이 책은 <전환기의 한국>이라는 영문 책으로, 원제는 <Korea in Transition>이다.
1980년대 영자지 코리아 헤럴드(Korea Herald)의 주간 칼럼으로 주한외국인들 사이에서 인기를 모았던
‘벤치 마크(Bench Mark)’에 게재됐던 글을 중심으로 추려 모은 칼럼집이다.

저자는 당시 코리아 헤럴드 논설위원 겸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던 김영원 씨다.
나는 그 무렵 코리아 헤럴드 논설실에 계셨던 김 각 위원님을 뵈려 자주 그 방에 드나들면서
김영원 선생과 몇 차례 얘기를 나눈 적이 있는데, 아주 유머러스한 분이었다.
이 책은 책이 나온 후인 1989년 어느 날 그 분이 나에게 준 책일 것이다. 오늘 책장에서 뭘 찾는데,
이 책이 눈에 띄였기에 궁금증에 펼쳐보니 문득 저자소개 글이 눈에 들어왔던 것이다. 두 분다 이미 고인이 되셨는데,
언제쯤 돌아가셨나 싶어 검색을 해보니 어디 한 군데에도 나오지 않는다.
그래도 우리 언론의 영자지 역사에 중요한 역할을 하셨던 분들인데, 이미 잊혀진 인물들이 되신 것이다.

#김영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