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review' 카테고리의 글 목록 (2 Page)
본문 바로가기

book review34

전영우 박사의 <한 산림학도의 글쓰기> . ‘소나무 박사’로 불리는 산림학자이면서 현재 문화재관리위원장이라는 중책을 맡고있는 전영우 박사가 최근 펴낸 책이다. 책을 받았을 때 우선 책의 ‘산림학자’와 ‘글쓰기’라는 타이틀이 묘한 대비를 느끼게 한다. 산림학도라는 것이 공부와 연구가 부각되는 어떤 아카데미즘 적인 느낌을 주는 것이라면, ‘글쓰기’에서는 학술적이라기 보다 다소 인문학적인 느낌을 물씬 주고있는 측면에서다. 아니나 다를까, 전 박사는 이 책에서 이와 관련한 나름의 소회를 밝히고 있다. 즉 학자이면서 대학교수인 처지에서는 다른 어떤 글보다 연구를 바탕으로 한 논문을 많이 써야 하는 게 학자세계의 세태인데, 자신은 그에 역행했다는 것이다. 전 박사는 그만큼 논문보다는 저술활동을 바탕으로 한 책 쓰기에 더 매달렸다는 걸 밝히고 있다. 그 .. 2022. 3. 13.
최명 교수의 <술의 반란> 재미있는 책을 한 권 보고있다. 서울대 최명 명예교수의 이라는 책이다. 술에 관한 책인데, ‘반란’이라는 말이 들어가니 좀 복잡하게 보이는데, 요컨대 저자의 단주 내지 금주에 얽힌 얘기를 담고있는 책이다. 이 책이 나로서는 재미있을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술을 마시느냐, 마시지 말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이 책이 나와 함께 공유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이 책은 물론 최 교수의 단주 내지 금주와 관련한 이런저런 소회를 적은 글이지만, 글의 행간에 담겨지고 있는 의미는 술 마시는 것을 칼로 물 베듯 하는 것으로 보여지게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엉거주춤한 형국의 모습으로 느껴지는데, 그게 어쩌면 그리도 내 처지와 맞아 떨어지느냐는 것이다. 얼마 보지는 않았지만, 최 교수는 일단 자신의 금주 .. 2022. 2. 28.
<헤로도토스와의 여행(Travels with Herodotus)> . 도서관 서고에서 우연히 눈에 들어 와 손에 잡은 책이다. 이 책이 내 관심을 불러일으킨 건 책 제목의 ‘헤로도토스’라는 이름 때문이다. 헤로도토스는 주지하다시피 고대 그리스의 역사가로서, 방대한 규모의 를 썼는데, 그 책을 지금껏 한번도 완독하지 못해 나를 주눅들게하고 있었다. 그래서 저 책을 보면, 헤로도토스의 를 어느 정도 이해하고 파악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한 것이다. 그런데 막상 책을 펼쳐보니 그게 아니다. 물론 헤로도토스와 연관은 있다. 그러니까 말하자면 이 책은 헤로도토스와 그의 를 멘토로 삼았던 폴란드 출신 한 저널리스트의 취재에 얽힌 얘기를 담은 책이다. 처음 이 책을 접하고 헤로도토스와 그의 의 배경인 고대 그리스와 페르시아 전쟁에 관한 것을 읽고자 했던 생각에 비춰 좀 실.. 2022. 2. 4.
'혜빈궁일기(惠嬪宮日記)' 아버지인 영조에 의해 뒤주에서 죽은 사도세자의 부인인 혜경궁홍씨에게 '혜빈(惠嬪)'이라는 시호가 있는 줄 오늘 '혜빈궁일기'라는 책을 대하고 처음 알았다. 규장각에 이 일기가 여태까지 보존돼 온 걸 250 여년 만에 처음으로 풀이해 내 놓은 책이다. 혜빈이라는 시호는 1762년 윤 5월 21일 사도세자의 죽음을 공식으로 확인한 날, 영조가 사도세자라는 시호를 정함과 아울러 며느리인 홍 씨에게 내려진 것인데, '시법(諡法)'에 '寬裕慈仁曰惠(관유자인왈혜)'라고 적혀있듯, 영조는 며느리 洪 씨를 '너그럽고 인자하다'고 본 것이다. 아들을 죽여놓고 그 며느리에게 태연히 이런 시호를 내린 영조의 속 마음이 어떠했을까 궁금스럽다. 한편으로 사도세자의 '思悼'와 관련해서는 일반적으로 슬퍼할 '悼'가 들어갔다는 점에.. 2022. 1. 29.
<다산(茶山)을 찾아서> 흠모하는 다산 정약용 선생에 관한 책을 접하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 다산에 관한 책을 좀 읽었다고 자부하는 나로서는 처음 대하는 책이다. ‘다산 사상을 찾아 떠나는 원로학자의 역사 탐색’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지금은 고인이 되신 고승제 박사가 1995년에 쓴 것으로, 중앙일보에 연재되던 것을 묶어 간행한 책이라고 소개되고 있다. 얼마 읽지 않았는데, 첫 장부터 흥미를 끈다. 다산의 일생 중 부친을 포함해 가족들의 얘기에 관한 얘기가 첫 장으로, 아버지 정재원(丁載遠)에 관한 내용부터 시작하면서 다산의 인간적 성숙함과 깊은 학문적 배경이 그 아버지 정재원으로부터 유래하고 있음을 전하고 있다. 다산의 부친 정재원에 관한 얘기가 전해져오기는 하지만, 어느 책에서건 私的인 측면에서 그리 세세하고 구체적.. 2022. 1. 22.
다시 '장미의 이름(Il nome della rosa)' '장미의 이름.' 쉬엄쉬엄 보다가, 이번 추석연휴를 보내는데 안성맞춤이려니 하고 여겼는데, 생각대로 잘 안 된다. 무엇보다 책이 이제는 잘 읽혀지지가 않는 것이다. 몸이 우선 그렇다. 불편하기 짝이 없다. 자세 문제다. 어떤 자세로 볼 것인가가 중요한 것인데, 어떤 자세로도 불편하다. 앉아서 보기도 그렇고, 누워서도 그렇고 엎드려서도 그렇고, 아무튼 어떤 자세이던 얼마 못 가 몸의 뒤틀리고 편안하지가 않다. 게다가 눈은 또 어떤가. 돋보기가 서너개 되는데, 그 어떤 것이든 이제는 맞지가 않고 침침하다. 어제는 궁리 끝에 세라젬 침대에 누워 보려했는데, 잠만 잤다. 책에 대한 욕구가 이리 당긴 적도 없지만, 그걸 충족시킬 수 없는 게 몸이라는 걸 절실히 깨닫는 것도 처음이다. '행복한 책읽기'라는 생각은 .. 2021. 9.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