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review' 카테고리의 글 목록 (4 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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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34

<The Hungry Ear> - 먹거리에 바치는 맛있는 앤쏠로지 우리들이 매일 먹고 마시는 먹거리와 詩. 이 양자 간에 어떤 관계가 있는 것일까. 언뜻 식사를 하면서 주절거리는 것 쯤으로 치부해 생각해 볼 수도 있겠다. 아니면 윈스턴 처칠이 식사자리에서 가끔 농담조로 했다는 "음식에 주제가 없어"라는 말에서 유추해보듯, 먹거리와 그에 담긴 의미 쯤의 관계로 생각해볼 수 있겠다. ​ 미국의 신세대 시인 케빈 영(Kevin Young)이 편집해 펴낸 이 책, '더 헝그리 이어(The Hungry Ear)'는 먹거리를 통해 쓰여진 시의 세계로 안내한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시와 먹거리는 여러 측면에서 어울리는 한쌍이라는 것을 알 수 있게 한다. 자연스러운 관계라는 것이다. 예컨대 한 조각의 빵 앞에서 올리는 기도가 그렇고, 음식을 파는 거리 행상인들의 노래에서도 시와 먹.. 2020. 12. 16.
'I'm Spain' by D. Haycock - 스페인內戰 참전지식인들의 의지와 좌절 'I'm Spain.' 책 제목이 좀 밋밋하다. '나는 스페인이다'로 해석하기가 그렇다는 말이다. 그러나 아무튼 'I Am Spain'은 스페인 내전에 참전한 조지 오웰 등 당대 유명 지식인들의 기록을 바탕으로 한 책이다. 그들의 개인적인 편지와 일기, 그리고 회고록 등을 통해 이 책은 그들이 참전당시 느낀 흥분과 전율, 그리고 그들의 의지와 좌절 등을 담고 있는데, 이런 형식으로 그들이 스페인내전에서 어떤 생각을 했고, 어떤 곳에 있었고, 어떻게 싸웠는지를 기록한 책은 처음이다. 3년에 걸친 스페인 내전은 2차 세계대전의 전초전격인 국제 전쟁이다. 프랑코 장군의 파시즘 군부세력을 돕기 위해 독일과 이탈리아가 지원을 하고, 좌파인 인민전선정부를 지원키 위해 스탈린의 소련이 참전함으로써, 그 규모와 이념성.. 2020. 11. 11.
프랑스 여인들의 ‘홀로코스트’ 피의 기록 - '아우슈비츠의 여자들(A Train in Winter)' '홀로코스트(Holocaust)'는 유태인에 대한 나치 독일의 대량학살을 일컫는 말이다. 가해자는 나치 독일이고, 피해자는 유태인, 유태인 피해자들은 남성. 여성 구분이 없다. 그저 유태인이면 모두 그 대상이다. 여성을 꼭 집어 피해자로 다룬 다큐멘터리나 문학작품들도 더러 있다. 영화로도 잘 알려진 월리엄 스타이런(William Styron)의 '소피의 선택(Sophie's Choice)'도 그 중의 하나이고, 주인공 소피 짜비스토우스키(Sophie Zawistowski)가 홀로코스트의 피해 여성이다. 그러나 어쨌든 홀로코스트는 일반적으로 그 피해자가 남녀 구분 없는 유태인이라는 등식으로 알려져 있다. 홀로코스트라는 단어에도 그런 뜻이 명백하게 들어있다. 하지만 나치 독일에 의한 대량학살의 피해자가 어찌.. 2020. 8. 13.
친구의 수필집 '거기 행복이 있었네' '거기 행복이 있었네.'고교동기 친구가 책을 보내왔다. 수필집이다. 친구는 수필이라는 장르의 글쓰기에 있어서는 늦깍이다. 2017년 '현대수필'을 통해 등단을 했고, 그 이듬해 첫 수필집을 냈다.친구는 세무공무원을 오래 했다. 고위직에 있다가 지금은 세무법인을 운영 중이다. 그랬던 친구가 2018년 수필집을 낸다고 했을 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 이 친구가 이제 제 갈 길을 찾아가고 있구나 하는. 친구가 보내 준 책을 일견한 소감은 이렇다. 첫 수필집보다 글이 세련됐다는 것. '세련' 운운이 첫 수필집이 촌스러웠다는 뜻이 아니다. '세련'을 강조하고자 하는 것은 글이 진실되고 부드러워졌다는 것인데, 무엇보다 글에서 주변들과의 공감을 바탕으로 소통하고자 하는 작가의 노력이 읽혀진다는 것이다. 친구.. 2020. 8. 9.
"Hello! from the heaven" - '死者와의 통신' "Hello! from the Heaven" 산 자와 죽은 자가 다양한 측면의 접촉을 통해 교감을 서로 갖는다, 아니 가질 수 있다? '사자(死者)와의 통신,' 이 책은 그렇다는 걸 전제로 각종의 사례를 보여주고 그에 대한 분석을 제시하고 있는 게 우선 흥미를 끈다. 빌 구겐하임이라는, 이 방면의 미국인 전문가가 썼고, 역시 이 방면에서 국내적으로 많이 알려져있는 이화여대의 최준식 교수가 나름으로 풀어서 해설을 보태 쓴 책이다. 죽어 이 세상 사람이 아닌 고인이 그의 가족이나 지인에게 나타나 말을 주고받고 교감을 나눈다는 것 - 이에 대한 '死後 통신(After-Death Communication)'이라는 명칭도 있다 - 은 종교적인 관점에서나 가능한 일일 것인데, 이 책이 보여주고 있는 각종 사례들은 .. 2020. 7. 25.
안나 폴릿콥스카야(Anna Politkovskaya)와 '러시안 다이어리' 안나 폴릿콥스카야(Anna Politkovska)는 러시아 언론인이다. 한편으로 인권운동가이기도 했다. 푸틴이 러시아 권력을 장악한 이래, 푸틴에게 가장 강하게 맞섰던 언론인이다. 그녀의 관심사는 보리스 옐친 대통령 때 발발한 체첸 전쟁이다. 이 전쟁은 옐친이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군부의 지원을 받아 일으킨 전쟁이다. 푸틴의 러시아 장악은 옐친과의 타협의 산물이다. 그로부터 권력을 넘겨받은 푸틴 또한 마찬가지였다. 2차 체첸 전쟁을 일으켜 권력 유지의 구심점으로 삼았다. 체첸 전쟁은 학살과 고문으로 체첸 인들이 말살당하는 완벽한 인권유린의 현장이었다. 이 참상과 전쟁의 진실을 알리기 위해 그녀는 50여 차례 체첸을 드나들었다. 안나는 푸틴을 옐친보다 더 잔혹한 독재자로 보았다. 2002년 10월 .. 2020. 7.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