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lection' 카테고리의 글 목록 (3 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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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은 피아노 독주회 어제 연세대 금호아트홀에서의 친구 딸래미 이정은 양의 피아노 독주회. 베토벤 소나타 만으로 꾸려진 레퍼토리라 어느 정도 귀에 익은 선율들일 것이라 생각했는데, 웬걸, 14번 '월광'과 21번 '발트슈타인'을 빼고는 처음 듣는 듯 감미롭고 신선했다. 정은 양의 곡에 대한 촘촘한 해석력과 연주의 테크닉, 그리고 무엇보다 건반 장악력이 뛰어나다는 생각이 들었다. 때로는 나비의 날개짓처럼 부드럽고 감미롭다가 때로는 뇌우가 쏟아지는 듯한 열정과 강렬함으로 몰아치는, 하여 도대체 강온과 음역대를 가늠할 수 없는 자유로운 손놀림이었다. 정은 양의 연주에 빠져들면서 이런 지점들에서 문득 라흐마니노프가 떠올려졌고 그에 연관되어 정은 양의 '손'은 어떨까하는 생각이 났다. 역대 최고의 피아니스트로 꼽히고 있는 라흐마니노프.. 2023. 12. 18.
'소피의 선택(Sophie's Choice)' by William Styron 은 1979년 미국작가인 윌리엄 스타이런(William Stylon; 1925-2006)이 쓴 애정심리소설입니다. 이 작품은 소설로서도 유명하지만, 1982년 앨런 파큘라(Alan J. Pakula)에 의해 영화화되면서 공전의 히트를 쳤습니다. 소피 역으로 출연한 메릴 스트립(Meryl Streep)은 이 영화로 아카데미와 골든글로버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습니다. 소피의 선택은 우리 시대의 어떤 소설 작품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만큼 흥미적인 측면에서 흡인력이 있고 심층적이며 우리들 기억에 남을 만한 이야기를 펼쳐냅니다. 이 소설은 한편으로 기울어진 관점에서 쓰여진 측면이 있으며, 이런 점에서 소설 형식의 스타일의 숙달과 내러티브의 힘은 결코 흔들리지 않습니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세 명입니다. 소피(S.. 2023. 12. 15.
친구의 蘭, ‘종포蘭’ 꽃에는 문외한이다. 그러니 꽃 중의 꽃이라는 蘭에는 더 그러하다. 그런 처지에 어제 오후 한 나절을 난 속에 묻혀있었다. 난을 좋아하면서 정성으로 가꾸고있는 한 친구의 ‘蘭 전시회’에 간 것이다. 서울지역의 난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동호회인 ‘서울蘭會’의 38회 전시회에 친구는 4점의 난 작품을 출품했고, 그 가운데 한 점이 ‘은상’을 차지했기에 그걸 재경마산중학16회 동기들과 축하하러 간 자리에서 좀 고상하게 말해 모처럼 蘭香에 빠져든 것이다. 난의 종류가 어떤 것이고, 어떤 게 좋은 것이고 하는 등등의 난에 관한 얘기를 친구는 설명해줬지만, 그걸 옳게 이해하고 따라잡기가 수월치 않아 그저 고개만 끄떡이는 시늉만 했을 뿐이고, 그저 머리에 남아있는 건 ’제주한란‘이니 ’일본한난‘이니 ‘대만한난’이니 하는.. 2023. 11. 13.
미국의 지인이 보내온 Vintage Sony DSC-F717 디지털카메라, 그리고 테스트 사진들 이걸 뭐라고 해야할지 모르겠다. 미국의 한 페이스북 친구 분이 보내주신 카메라, Sony Dsc-F717을 그저께 받은 것이다. 미국에 거주하는 재미동포 Albert Park이라는 분인데, 어느 날 댁에 있는 이 카메라를 페이스북에 올려놓은 걸 우연히 보고, 농담삼아 한 견해를 드렸더니 갑자기 나더러 가지라며 보내준 것이다. 막상 덥썩 받기는 받았는데, 어떻게 고마움을 표해야할지 모르겠다. 2002년 출시돼 연륜적으로 오래 된 이 카메라는, 소니 디지털카메라 ‘사이버 샷(Cyber Shot)의 초기제품으로, 나로서는 처음 접하는 기종이다. 이 카메라가 한 때를 풍미했던 명기라는 건 렌즈가 칼 짜이스의 바리오-조나(Vario-Sonnar)라는 사실 하나 만으로도 나는 알 수가 있을 것 같다. 카메라 상태는.. 2023. 11. 10.
거림에서 세석평전까지, 그리고 삼신봉까지 지리산 1박2일 23일, 1박2일 지리산 산행을 마무리한 삼신봉. 22일 거림계곡을 올라 세석평전 대피소에서 1박 후 23일 이른 아침부터 거의 한낮을 걸어 도달한 곳이다. 그러니까 세석에서 신선봉-청학동으로 이어지는 지리산 남부능선을 걸은 셈인데, 힘들고 어려웠지만 청량하면서도 장쾌한 산행이었다. 또 한편으로 말하자면 지리산 남부의 내면에 감춰진 아기자기한 야성을 맛볼 수 있는 지리산 속살산행이었다. 세석에서 삼신봉까지의 8km에 이르는 등로는 오르락 내리락하면서 때로는 약간 거친 야성의 모습으로, 또 때로는 푸근하고 감싸주는 어미의 품 같은 모성을 느끼게 하면서 우리들에게 다가왔다. ​이런 양면의 모습이 때로는 길을 잃어버리는 등 산행을 어렵게하는 측면을 갖게하기도 한다. 이 코스에서는 그래서 사람의 발길이 닿지않은.. 2023. 10. 24.
2012년 브레송(H.C. Bresson) 사진展, 그리고 라이카(Leica) 오늘 이 책자를 찾았다. 베란다에 버리려 쌓아둔 책 더미에 있던 것인데, 우연히 그 더미 옆 등산화 하나 꺼내려다 눈에 들어온 것이다. 앙리 까르띠에 브레송(Henri Cartier Bresson; 1908-2004)의 사진집으로, 2012년 5월 브레송 사진 세계순회전시를 한국 세종문화회관에서 하면서 발간된 책자다. 브레송 사진을 좋아하게 된 것은, 물론 브레송의 사진이 여러 면에서 인상적이고 좋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사진가로서의 평생을 라이카(Leica) 카메라와 함께 한 브레송, 그리고 그의 사진들이 거의 전부 라이카로 찍혀진 것이라는 점이 특히 올드 라이카에 빠져있던 나로서는 브레송 사진을 좋아하지 않을 수밖에 없는 이유였다. 브레송 사진의 한국전시회 때도 라이카가 함께 했다. 라이카 한국 공식.. 2023. 10.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