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ily life' 카테고리의 글 목록 (2 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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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life82

아내와 건망증 경쟁(?) 마누라하고 건망증을 서로 경쟁 중인 것 같다. 누가 잘 까먹느냐를 경쟁하고 있는 것이다. 약하고 살 나이들이니 약 때문에 그런다. 아내와 공통적으로 먹는 건 비타민C로, 그 건 공통적인 것이니 논외로 치고 서로 달리 먹는 약들을 가지고 아침마다 소동이다. 아내는 먹었느냐, 안 먹었냐로, 그리고 나는 약의 향방을 갖고 난리다. 아내는 그러니 같은 약을 두 번 먹을 때가 더러 있다. 먹었는가, 안 먹었는가로 약상자를 한참을 들여다 보는 걸 내가 뭐라 뭐라하면 아내는 거의 자포자기 수준이 된다. 약을 먹는 것이다. 그러고는 출근 길 차 안에서 먹은 게 떠오르는 모양이다. 나에게 자복을 하는 것이다. 나는 오늘 아침에도 난리를 피웠다. 분명 냉장고 안에 넣어 둔 약이 없어진 것이다. 다른 약과 달리 포장돼 있지.. 2023. 10. 3.
광화문 ‘교보문고’의 휴게실 오늘 모처럼 광화문에 나갔다 비를 만나 피해 들어간 교보문고. 얼마 전 이 곳을 들렀을 때 느꼈던 건 어디 앉아 쉴 만한 곳이 없구나 하는 점이다. 예전에는 책 매대 사이사이에 앉을 공간이 있어 거기서 책도 보고 쉬곤하던 곳이 있었는데, 그게 없어졌구나 하는 아쉬움을 가졌었다. 오늘도 어디 쉴 만한 곳이 없으니, 예전에 있던 ‘멜로디’ 카페테리아를 생각하고 대략의 짐작으로 찾아가고 있었다. 그런데 뜻밖의 공간이 나타났다. ‘스타벅스’인데, 그 안 쪽으로 넓고 깨끗한 휴게소가 있는 것이다. 생각하기로 스타벅스 손님들을 위한 공간이려니 했는데, 손님 아닌 그냥 일반 사람들도 이용할 수 있는 곳이다. 휴게소에는 테이블을 비롯해 그냥 아무렇게나 자유롭게 앉을 수 있는 별도의 자리들이 조성돼 있는데, 그 자리들에.. 2023. 5. 27.
5월 13일 북한산행, 그리고 ‘처음처럼’ 어제 모처럼의 북한산 산행. 불광동 장미공원에서 올라 탕춘대 암문에서 상명대에서 오르는 친구들과 합류해 비봉 쪽으로 해서 사모바위까지 갈 계획이었다. 하지만 그 계획은 무산됐다. 모임의 회장인 친구가 오늘은 살살 둘렛길을 걷자고 제의했고, 다른 친구들이 동의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탕춘대 암문에서 다시 장미공원까지를 걸었는데, 그러니까 나로서는 일종의 회귀산행을 한 셈이다. 위 사진은 장미공원에서 올라 첫 쉼터인 정자에서 북한산 연봉을 찍은 것인데, 족두리봉, 비봉, 보현봉 등으로 이어지는 능선상의 연봉 아래 엷게 드리운 구름이 오늘 날씨를 가늠케 했다. 더위를 예고하는 구름일 수도 있을 것이었지만, 나는 저 연봉들을 보며 일로 비봉능선 쪽으로 오를 나름의 계획을 세웠는데 결국은 무산되고 만 것이다. 북한.. 2023. 5. 14.
어떤 ‘당근’ 거래 집에 있는 운동화들이 둔탁하고 무거워 가벼운 것으로 하나 샀다. 당연히 ‘당근’을 통해서다. 사이즈가 250이니 없을 줄 알았는데, 검색을 해보니 거의 새 것 같은 나이키가 하나 나와있다. 한 번 신고는 작아서 내놓는다고 했다. 남자인지 여자인지 이름이 애매한 판매자는 집 이웃마을인 행신동이다. ‘당근’에서 많이 하는 ‘문고리’ 거래인 줄 알았더니 직거래를 원한다. 장소와 시간을 잡아놓고 나가면서 ‘당근’ 특성상 판매자가 젊은 남자인 줄로 알았다. 약속장소에서 기다리니 그런 사람은 안 보인다. 중년을 넘긴 듯한 어떤 아주머니 한 분이 보따리 하나를 들고서 서성거린다. 그러다 나를 보더니 겸연쩍은 웃음을 보내길래 내가 ‘당근’? 했더니 맞다고 했다. 나로서는 뜻밖의 거래자였다. 보따리를 받고 돈을 드렸더니.. 2023. 5. 11.
지독한 몸살감기에 걸린 '이유' 엊저녁에 갑자기 지독한 감기몸살이 와 좀 앓았습니다. 감기몸살은 보통 전조증이 있을 것인데, 그런 것도 없이 왔습니다. 오늘 아침에 좀 살 것 같아 감기몸살이 온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봤습니다. 염색 탓으로 일단 추정을 했습니다. 어제 일산으로 나가면서 지하철역 오목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보고 불현듯 염색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얀 머리에 후줄근한 입성이 완전 노인의 행색이었습니다. 아무리 나 잘난 맛에 산다고들 하지만, 내 모습에 대한 타인의 시선을 감안해야 한다는 생각이 퍼뜩 들었습니다. 일종의 배려인 셈이지요. 마음 먹은 김에 집에 들어오자마자 아내 염색약으로 염색을 했습니다. 내의를 입고 할 수가 없어 그냥 홀랑 벗고 했습니다. 그러고는 또 말리느라 벗은 채로 거실을 왔다갔다 했습니다. .. 2023. 3. 25.
양효성 선배와 덕수궁을 걷다 어제 토요일 아침, 양효성 선배와 덕수궁을 걸었다. 세미나를 위해 천안서 올라오신 양 선배와는 5년 만이다. 양 선배와는 거의 반세기 전에 마산의 한 신문사에서 같이 근무한 적이 있었던 것을 계기로 지금껏 그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양 선배는 사학을 전공하셨다. 그러기에 우리 역사, 특히 조선의 역사에 두루두루 해박하다. 덕수궁을 걸으며 특히 昔御堂과 직조당 앞에 서서 양 선배로부터 조선시대 이 두 건물에 얽힌 역사와 관련한 재미있고 의미있는 얘기를 들었다. 그 중 하나, 덕수궁의 석어궁은 왕궁이 아니었다는 것. 그러니까 선조가 임진왜란 당시 몽진 끝에 한양으로 돌아왔을 때 모든 궁궐이 불타 없어졌기에 석어당에서 머물었다는 데서 석어당의 역사적인 의미가 부각되고 있다고 했다. 선조는 이후 여기서 죽을 때.. 2023. 3.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