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ily life' 카테고리의 글 목록 (4 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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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life82

불당골(佛堂谷) 모기, 그리고... 오늘 밤에도 역시 웽웽거린다. 모기들이다. 어젯 밤 갑작스런 모기 때문에 거의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모기는 나보다 아내에게 더 달겨들었다. 아침에 보니 아내도 잠을 못 자 눈이 좀 부었다. 무더운 올 여름 모기없이 잘 지냈는데, 끝물 더위에 기승을 부리는 모기는 도대체 어디서 온 것일까. 곰곰이 생각해 보니 문득 어떤 감이 잡힌다. 인근의 원당 성사동 불당골(佛堂谷) 모기일 것이라는 것. 애써 한 마리를 잡아보니 잔 날파리 같은 날랜 모습에서 연상된 것이다. 불당골의 모기는 작으면서도 그악스럽기 짝이 없다. 요 며칠 아침나절을 불당골에서 보냈는데, 선선한 가을바람 속에서도 모기는 돌콩처럼 웽웽거리며 몸에 달라붙었다. 그러니까 불당골 그 모기들이 나를 따라 집까지 온 것인데, 어떻게 따라왔을까. 내 몸.. 2022. 9. 18.
울산. 마산 1박2일 매제 모친상 문상하러 울산에 갔다. 그리고 간김에 고향 마산을 다녀왔다. 그래봤자 1박2일이다. 딴에는 내려가기 전 계획을 좀 크게 잡기는 했다. 하지만 이즈음 나의 모든 일이 그렇듯 실천에 옮기기는 커녕 그냥 서둘러 올라 온 것이다. 집 떠나면 고생이라는 말이 지금처럼 절실해질 때가 없었지 않나 싶다. 울산은 몇번 가기는 갔지만, 매번 그랬듯이 초행길이나 마찬가지다. 울산(통도사) 역에 도착해 장례식장까지를 가면서 좀 노심초사했다. 마산에 갈 시간을 맞춰야했기 때문인데, 그래서인지 마산 약속을 괜히 잡았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마산에서는 이현철 후배와 느지막한 저녁답에 만날 약속을 하고 있었다. 울산역에서 리무진 버스를 갈아타고 장례식장까지 1시간 정도 걸렸는데, 가는 도중에 이런 저런 시간 계산을 하느.. 2022. 9. 15.
포항 1박2일 포항 역 대합실에서 열차를 기다리다 깜빡 잠이 들었다. 그러다 행신가는 17시30분 열차 놓쳐버렸다. 포항 1박2일의 마무리가 그로인해 헝클어졌다고나 할까. 부랴부랴 18시 서울 행을 타고 올라왔다. 그로인해 서울에서 전철 2번 갈아타고 집으로 오느라 욕 좀 봤다. 1박2일 간의 일정이 딴에는 피곤했었나 보다. 도착한 날 저녁 서동훈 선배작가의 유강동 댁 근처 한 음식점에서 조촐한 모임을 가졌다. 서 선배와 서상문 박사, 그리고 포항의 수필작가 몇분이 자리를 함께 했다. 서 선배와는 30년 만의 해후다. 1991년 신문사에서 서 선배는 논설위원으로, 나는 정치부 차장으로 함께 있었다. 30년이 긴 세월이기는 하나, 해후의 반가움과 기쁨 앞에 그건 한낱 찰나에 불과한 것이었지 않나 싶다. 다음 날은 서 박.. 2022. 8. 11.
아내와의 양평 나들이 아내랑 작심하고, 이를테면 둘이서 의견을 맞춰 나들이가는 일은 흔치않다. 서울출신 아내가 경상도 마산사람과 연을 맺은 일종의 업보라 할까. 더러 어떻게 어떤 일에 엮여 그렇게 되는 수가 있다. 그러니 그럴 경우 그건 전혀 작의적인 나들이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어제도 그랬다. 경기도 광주 쪽에 일이 있어 아내 차를 얻어타고 간 것은 순전히 나의 개인적인 업무의 차원이다. 그런데 아내랑 양평에서 모처럼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광주 쪽으로 갔는데 어떻게 양평 나들이를 하게 된 것이다. 양평에 아내의 여학교 동기가 살고있었기 때문이다. 그것 하나 만으로도 이유가 될 것이지만, 한 가지를 더 보탠다면 아내친구의 남편 또한 나와 친구 사이다. 그래서 아내와 합이 이뤄져 양평에서 거의 반나절을 보낸 것이다. 친.. 2022. 7. 12.
오늘 아침, 陵谷 오늘 아침 대곡역 풍경. 대장천 변을 걷고있는데, 때 마침 전동차가 오고가길래 스마트 폰으로 담아 보았습니다. 안팍으로 꽃이 자주 눈에 들어옵니다. 나이 먹었다는 증거이겠지요. 동네 어귀에 활짝 꽃을 피운 접시꽃. 저는 접시꽃이 원래 빨간 꽃인 줄로만 알았는데, 흰 접시꽃도 핀다는 걸 오늘 흰 접시꽃을 보고 알았습니다. 집에 있는, 친구로부터 얻은 난은 이미 올해 초인가 한차례 꽃을 피운 바 있어 한물 간 난으로 치부하고 있었는데, 요 며칠 사이 또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끈질긴 생명력이랄까요, 아무튼 새삼 신기할 따름입니다. 맑게 개인 오늘 아침, 산책을 겸한 기도 길인 저의 ‘마리안 로드’에서 바라다 본 능곡 ‘마리아수도회’ 성당입니다. 앞으로, 혹은 옆으로 성당을 보고 걷는 집 뒤 농로 산책 길을 .. 2022. 6. 14.
28일 북한산 산행 二題 이런 걸 조우(遭遇, encounter)라 할 것이다. 어제 북한산 산행에서 한 친구를 고등학교 졸업 후 반세기가 지나 만난 것이다. 우연이지만, 우리들의 만남은 하나의 잘 짜여진 각본 같았다. 우리들이 사모바위 인근에서 요기를 할 장소를 찾아 사모바위 위 쪽의 참한 바위 아래로 내려가 자리를 잡으려는데, 바로 곁에서 동기친구 둘이 자리를 펴고 앉아서 요기를 하고있었던 것이다.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 싶었다. 흡사 만나기로 약속해 만나는 것 같았으니 말이다. 앉아있는 둘 중의 왼쪽 친구가 박석환으로, 1970년 고등학교 졸업 후 처음 만나는 것이어서 나로서는 참으로 극적이었다. 이 친구는 중학교도 함께 다녔는데, 둘이서 얘기를 나누며 기억을 모아본 바에 따르면, 중학교 2학년 때 6반 같은 반으로 무.. 2022. 5.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