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piens(사람)' 카테고리의 글 목록 (2 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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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piens(사람)165

이재명 피습 이재명 피습을 김건희 특검에 비유하자면, 특검 안하려는 자가 범인이라고 이재명이 말했지. 그 말투대로 말하자면 피습도 마찬가지. 결국 피습으로 이익 보는 자가 범인일 것인데, 그러면 누구일까? 붕대 칭칭 감고 재판 나올 일은 없을 것 아닌가. 결국 이재명이 재판은 물 건너갔다는 애기이고, 이재명이는 살아나는 것이다. 이런 걸 충분히 감안해 사전에 대처해야했는데, 김건희 특검 때문에 주의가 산만해져있는 사이에 일이 벌어진 것이지. 당국이 엄정수사를 강조했지만, 전례로 보아 이 사건은 또 정치적인 공방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그러니 어쨌든 이재명이로 엮여진 일들은 한마디로 국민을 갖고 노는 것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윤석열이 대통령되면 이재명이는 사법처리돼 평생을 깜빵에 갈 것으로 예상했다. 나 뿐 아닐 .. 2024. 1. 2.
라흐마니노프의 여인들 1900년대 초 라흐마니노프의 모스크바 전성시절, 라흐마니노프에게 열광한, 지금으로 치면 '광팬'들이 많았다. 지휘자로서, 혹은 피아니스트로서 무대에 서는 라흐마니노프의 연주장 로비는 '우상'의 모습을 잠깐이라도 눈에 담을 수 있을까 하여 운집한 추종자들로 늘 붐볐다. 라흐마니노프의 자택에는 그와 통화를 하고 싶다며 쭈뼛쭈뼛 운을 떼는 여성 팬들의 전화가 줄을 이었다. ​그들 가운데 한 여자, 테클라 루소라는 팬은 남편을 여의고서 깊은 슬픔에서 헤어나지 못하다가 라흐마니노프의 콘서트를 관람한 후 제 정신을 추스렸다고 한다. 그녀는 이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하기 위해 라흐마니노프의 모든 콘서트에 - 시기와 지역을 불문하고 - 하얀색 라일락 꽃다발을 선물로 보냈고, 덕분에 이 여인은 '하얀 라일락'이라는 별명.. 2023. 12. 25.
라흐마니노프와 샬리아핀 역대 최고의 베이스 가수로 꼽혀지는 러시아의 페오도르 샬리아핀(Feodor Chaliapin; 1873-1937)이 라흐마니노프(Sergei Rachmaninov)와 막역한 사이였다는 사실을 그동안 나는 모르고 있었다. 오늘 를 읽다가 그걸 비로소 알게된 게 나로서는 과장을 좀 보태 흡사 벼락을 맞은 기분이랄까, 놀랍고도 신나는 일이다. 두 음악적인 천재가 제정 러시아 말기의 동시대를 살았을 것이라는 짐작은 어렴풋이 하고 있었지만, 둘이 음악적 교류를 나누며 사생활에서도 친밀하게 지냈다는 건 내가 샬리아핀의 노래를 다시 음미하고 살펴봐야 할 어떤 단서가 되기도 한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라흐마니노프와 샬리아핀은 1873년 같은 해에 태어난 동갑내기라는 것도 그렇고, 둘 간의 음악적인 교류와 교분이 제정 러.. 2023. 12. 7.
라흐마니노프와 차이콥스키 라흐마니노프를 좋아한다. 더 엄밀히 말해서는 라흐마니노프의 음악을 좋아한다. 음악을 좋아하니, 그걸 만든 사람도 좋아하는 건 같은 맥락일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라흐마니노프의 음악에 관해 많은 걸 알고있다는 건 아니다. 예컨대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2번처럼, 그저 남들이 좋다고 해 들어보니 좋았고 그래서 자주 듣다보니 귀에 익숙해진 것이다. 피아노 협주곡 2번이 좋으니 자연 라흐마니노프에도 관심이 가지는 것이지만, 과문한 탓에 그가 어떤 음악가이고 어떻게 살다 간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었다. 라흐마니노프를 들으면 차이콥스키의 선율과 겹쳐지는 건 비단 나 뿐만 아닐 것이다. 둘 다 러시아 사람이니, 러시아 특유의 어떤 문화적 흐름, 이를테면 러시아적인 멜랑꼬리와 노스텔지어의 결을 함께 공유하고 .. 2023. 11. 29.
Arthur Miller Vs. Arthur C. Miller 동명이인을 두고 엊저녁부터 헷갈렸다. 아서 밀러(Arthur Miller)는 으로 잘 알려진, 그러면서도 지독한 매카시즘의 희생자로 거론되는 미국의 작가다. 또한 얼마 간이지만, 세기의 배우라는 마릴린 먼로의 남편 노릇도 한 유명인이다. 어제 옛날 영화 한 편을 보는데, 거기에 촬영감독으로 나오는 이름이 아서 밀러였다. 헨리 킹 감독의 1943년작 ’베르나데트의 노래(The Song of Bernadette)’라는 프랑스 루르드의 성모마리아 발현을 다룬 영화로, 이 영화는 1944년 16회 아카데미영화제에서 제니퍼 존스의 여우주연상과 함께 아서 밀러 또한 촬영상을 수상한 작품이었다. 나는 이 영화를 보면서 촬영을 맡은 아서 밀러가 마릴린 먼로의 남편인 작가 아서 밀러인 줄로 믿어 의심치 않았고, 그러면서.. 2023. 11. 19.
昌德宮 해설사 아주머니 지난 13일 서울에 있는 고교동기들과의 가을소풍을 겸한 창덕궁 탐방을 갔을 적에 해설을 맡으셨던 아주머니가 생각난다. 열과 성을 다한 그 분의 해설은, 하지만 듣기에 좀 연민감이 들 정도로 목소리가 가늘면서 갈라져 있었다. 그리고 표정도 좀 딱딱해 보였다. 그래서 이는 나 만의 생각이지만, 흡사 긴 병을 앓고 난 분이 아니신가 하는 느낌을 나는 가졌다. 긴 병을 앓고난 후에 세상은 다르게 보이는 법이다. 이 분의 오밀조밀하고 조망감이 드는 창덕궁 해설은 그런 감을 안기기에 충분했는데, 이 또한 나만의 생각이라는 점을 밝힌다. 세상을 새롭게 보는 관점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 하고있다는 느낌이었다는 것이다. 나는 이 분의 꼼꼼한 해설을 들으면서 문득 이 분을 좀 웃겼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大.. 2023. 10.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