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다시 가본 일산의 이자카야 '핫또리야로.'
작년 4월 처음 가본 후 1년 여 만인데,
후배인 배 사장과 선배 세 분과의 저녁모임을 그 집으로 잡은 것이다.
다시 한번 느껴보는 것이지만, 이 집은 일본 이자카야를 일산에 그대로 옮겨놓았다고나 할까,
오붓한 분위기가 마음에 드는 음식점이다.
'오마카세'라는 코스 요리에 이 집 요리의 거의 모든 게 담겨있는 것 같았다.
생선회와 구이, 튀김, 그리고 탕 등이다. 생선회는 셋이 먹기에 푸짐했는데,
매실을 절인 우메보시와 함께 먹는 생선회 맛이 이색적이면서 내 입에는 딱 맞았다.
우럭구이도 푸짐한 맛이어서 좋았다.
서비스 안주가 과장을 좀 보태 쉴 새없이 나와 좀 미안할 정도였다.
맛 있게 먹어주는 수밖에 없었다. 그 가운데 아귀 간은 입에서 살살 녹았다.
선배들 가운데 한 분은 국전 9회 연속 입선의 서예가이자
우리나라 캘리그라픽 부분의 선구자인 동곡 선생인데,
캘리그라픽에 얽힌 재미있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MBC 미술부장을 역임한 동곡 선배는 '대장금'을 비롯해 많은 MBC 인기드라마의
타이틀을 쓴 것으로 유명한 분이다.
'핫또리야로'는 부부가 하는 집으로,
부부는 일본의 유명한 '핫또리 조리사전문학교' 출신이어서
미식가들에게는 잘 알려진 이자카야다.
깔끔하고 맛있는 이 집 요리에 다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주인 부부는 후배에게 참 잘한다. 이 집이 원래 동부이촌동에 있었는데(옥호는 달랐지만),
그 동네에 사는 배 사장이 단골이었던 것이다.
술은 사케로 시작해서 소주로 마무리 했다.
자리가 파하고 나오다, 술이 좀 미진하지 않는가 하는 점에 배 사장과 맞았다.
둘이서 다시 그 집에 들어가 생맥주로 마무리했다.
이 집은 일산 국립암센터 맞은 편 골목에 있는데,
일산 인근에 꽤 오래 살고있는 나로서 여기 이 골목이 맛집거리인 줄은 몰랐다.
알려진 맛집들이 여럿 있는데, 그 중엔 인사동에 있는,
이미례 감독이 하는 '여자만'도 있어 반가웠다.
언제 보리굴비 구이나 한번 먹으러 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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