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떼기' - 馬山의 옛 과자놀이, 혹은 사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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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san(馬山)

'오리떼기' - 馬山의 옛 과자놀이, 혹은 사투리

by stingo 2021. 4. 25.

 

 

메이저 언론이 오래 된 옛 마산 사투리를 다루고 있다는 게, 마산사람으로서 우선 반갑다.

'오리떼기,' 참 오랜 만에 들어보는 말이다. 옛날, 그러니까 1950년대 말, 마산의 성호국민학교를 다닐 적에 많이 했다.

성호동 학교로 올라가는 초입의 나지막한 길가에 아줌마들이 빈 사과궤짝을 앞에 놓고 쪼그리고 앉아서들 설탕과 소다를 쪽자에 섞어 불에 불린 다음 양철판에 붇고는 게임 식으로 우리들을 '유혹'해 사먹게 하던 일종의 과자팔이 놀음이다.

그걸 우리들은 그때 '오리떼기'라고 불렀다. 한참 후 커서도 그 '오리떼기'가 생각이 나 얘기를 하면, 마산사람 외는 잘 모르고 있었다. 한참 설명을 하면 나오는 대답이 대개 '달고나'아니면 '뽑기'라고들 했다.

 

 

오늘 조선일보 김윤덕 부장이 '오리떼기'에 관해 언급하고 있는 게 반가우면서도 살아가면서 한편으로 이런 날도 있구나하는 감격(?)과 함께 신기하다는 생각도 든다.

그런데, 이 칼럼에서 설명하고 있는 '오리떼기'는 내가 어릴 적에 알고있던 그 개념과는 다르다.

이 칼럼에서는 '오리떼기'의 '오리'를 거리적인 의미의 '五里'로 설명하고 있다. 이제껏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오리떼기'에서의 '오리'는 말 그대로 집에서 기르는, 궥궥거리며 걸어, 혹은 날아다니는 오리를 나타내는 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오리떼기'라는 건, 오리모양의 양철 틀을 굳어져가는 설탕. 소다범벅 위에 찍은 문양을 뾰족한 도구로 침을 묻혀가며 조심스레 도려내는 게임으로 알고 있었다. 해서 오리를 성공적으로 떼어내면 그에 부가해 다른 설탕범벅 과자를 주는 일종의 게임으로 지금껏 알고 있었다.

 

 

 

그런데 그걸 '五里' 만큼의 거리를 어렵게 간다는 의미로 '오리떼기'라고 했다니, 고개를 좀 갸우뚱거리게 한다. 하지만 '오리떼기' 말의 근원을 '말모이사전'에서 찾은 것이라니 그런 해석에 더 권위가 더해질 것이다.

그런데도 내 생각은 자꾸만 그게 아닌데, 그게 아닌데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얘기를 SNS에 올렸더니, 적잖은 분들이 각자들의 경험에 의거한 조언을 해주고 있다. '오리떼기'가 문양을 오린다는 의미의 '오려떼기'에서 유래된 것이라는 분도 있고, 또 어떤 분은 '오리떼기' 장사를 하고있는 아주머니가 오리 모양으로 앉아서 하는 것에서, 아주머니의 그 앉은 모습에 빗대어 '오리떼기'라고 불렀다는 얘기도 해 줬다. 아무튼 조선일보의 이 칼럼에서 얘기하는 '五里'는 아니라는 견해가 많았다.

 

관련기사: www.chosun.com/national/weekend/2021/04/24/EUYK5LI2ZNCG3MNGWTAOINH5A4/

 

[아무튼, 주말] 서울 남자, 마산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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