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곶1 아내의 바다 울산 서생의 간절곶에서 하루 밤을 묵고 이른 아침 막 마을을 벗어 나려는 참이었다. 아침 햇살이 수정 가루처럼 부서져 내리는 찬란한 바다를 지나면서 아내가 말했다. 우리 저기 한 번 내려가서 걸어 보아요. 해변가에 내려선 아내는 아이처럼 좋아한다. 사진을 찍어주겠다고 하니 포즈를 취한다. 전 날, 시누이 딸 결혼식으로 피곤에 절었을 아내다. 가족들이 모여 축하와 덕담이 오가는 자리에서도 아내는 제일 적극적이었다. 하지만 아내로서는 그 뒤끝이 좀 씁쓸했을 것이다. 아직 아무도 하지 않고있는, 자식의 결혼에 대한 의례적인 질문을 받는 아내의 심정을 나는 잘 알고 있다. 내 심정 또한 아내는 잘 알고 있을 것이고. 아내는 많이 웃었다. 그 웃음이 웃음이 아니라는 것을 나는 잘 알고 있다. 숙소에서 아내는 아들.. 2021. 6. 18.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