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안로드1 길 위의 '여인'들 앞서 가는 어떤 여인의 몸놀림이 날렵하고 빠르다. 야무진 걸음새다. 뭔가 웅얼대고 손짓까지 하는 게 전화 통화를 하며 걷는 것 같다. 문득 생각이 났다.아침에 이 길 위에서 마주친 그 여인이다. 점심 무렵 또 만난 것이다. 아침에도 좀 이상하다 여겨지는 여인이었다. 아침의 그 여인에 대한 기억은 호기심을 다그친다.뒤에서 그 여인에게 다가갈 수록 목소리가 크게 들린다. 큰 목소리 때문이었을까, 통화를 너무 오래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슨 할 말과 수다가 저리 심할까. 계단 올라가는 길 끝에서 돌더니 다시 반대방향으로 걸어온다. 그러면 나와 교행(交行)하게 되는 것이다.방향을 바꿔서도 계속 혼자서 중얼거리며 걸어 온다. 가끔 목성을 높이기도 한다. 그것은 전화 통화의 목소리가 아니었다. 혼자서 주절대는.. 2021. 5. 1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