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벽#북한산#백운대#김영호대장1 북한산 '숨은 벽' 그대 거기 붙박혀 움츠려 있음은 오가는 흰구름 따라 눈길 보내거나 매서운 칼바람에 옷깃 여미거나 꽃 피고 지고 새 울어서 단풍 물들어서 흐르는 시간으로 그냥 흘러가는 것들 내버려두는 뜻은 아니다 그대 거기 그냥 주저앉아 있음 아니다 타박타박 그대 외로움 세상을 밟고 간다 (이 성부 '숨은벽 3') 북한산 '숨은 벽'을 마주하고 보면 숨이 턱 막힌다. 거대한 장벽 같기 때문이다. 하지만 산길이기도 하다. 숨은 벽을 오르면 곧장 백운대로 이어진다. 슬랩 아래로 우회해서 백운대로 오르는 길도 있다. 그러나 슬랩이 그냥 두지를 않는다. 손짓을 한다. 나를 한번 타 보아요 한다. 이십 년도 훨씬 넘었다. 어느 해 늦은 가을날, 숨은 벽을 올랐다. 믿을 것은 오로지 손가락과 신발이다. 구부린 채 다섯 손가락으로 바.. 2020. 9. 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