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재인선생님1 高校은사의 옛 사진들 나로서는 범상하지 않은 일들이 며칠사이 생겨나고 있다. 며칠 전에는 황망한 한 죽음을 목도하더니, 오늘은 옛 고교시절의 은사가 몇 장의 옛 사진으로 느닷없이 나에게 나타나신다. 양재인 선생님. 고등학교 때 국어와 古文을 가르치시던 은사다. 우리들은 선생님 대하기가 그리 쉽지 않았다. 큰 풍채에 시커멓고 무뚝뚝한 용모 탓도 있겠지만, 워낙 과묵하셨다. 손바닥이 과장을 좀 보태 솥뚜껑 만 하셔서 뭘 잘못해 선생님 앞에 서면 주눅이 들곤했다. 우리들은 그런 선생님에게 '양상군자'라는 짓굳은 별명을 지어 드리고 숨어서 키득거리곤 했다. 선생님의 사진은 안방 책상 정리를 하다 나왔다. 셀로판 봉투에 정성스레 넣어진 흑백사진들이었는데, 선생님의 젊었을 적 이 사진을 왜 내가 갖고있었는지 아무리 생각해봐도 모.. 2021. 11. 15.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