韋菴 張志淵의 '馬昌詩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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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san(馬山)

韋菴 張志淵의 '馬昌詩社'

by stingo 2023. 4. 18.

“우리 (마산과) 창원은 땅이 산과 바다의 뛰어난 형세에 거하여 옛날부터 문물의 자취가 번성했던 곳이다. 최치원(孤雲)의 문장과 … 정구와 허미수의 성리학 같은 것이 있어 옛사람이 남긴 풍도와 운치가 오늘날에 이르러서는 사람들의 귀와 눈을 새롭게 해 준다. … 
동지 약간 명과 함께 문학으로 만나는 모임을 만들어 한 시사(詩社)를 일으켜 마창시사회라 이름 짓고 꽃피는 아침, 달뜨는 저녁, 바람 맑은 날, 눈 오는 때마다 산이나 바다의 정자에 모여 시문을 지으며 바람을 쏘이고 노닐며 시를 읊고… 
옛 자취를 답사하고 예전의 현인들을 마음속으로 그리며 미루어 생각한다면 그것이 정신을 화창하게하고 뜻에 맞게 하는 방법이 될 것이다...”

韋菴 張志淵 선생이 마산에 거주하면서 울적한 나날을 글과 통음으로 보내던 시절인 1916년, 
그가 주도해 서원골 관해정(觀海亭)을 터로 삼아 만든 ‘마창시사(馬昌詩社)(회원시사라고도 함)’와 관련해 스스로 쓴 발기 취지문의 한 부분이다. 
 
 

 
 
안타까운 것은 이 '馬昌詩社'에 관한 기록이 거의 남아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모임을 오늘에 알리는 것은 관해정에 현재도 걸려있는 '馬昌詩社' 현판이다. 

장지연 선생은 '마창시사'에 대한 애착이 많았고 이 모임을 아꼈던 것 같다. 그는 1916년 8월 서울에 일자리가 생겨 마산을 떠난다. 그 때 '마창시사' 문우들이 선생을 보내는 송별연을 관해정에서 마련한다. 그 자리에서도 선생은 한 편의 글을 남겼다는 것을 선생은 자신의 '韋菴日錄'에 적고있다.  

"16일, 날씨 맑다. 여러 벗들이 회원의 관해정에서 내가 수일 내로 서울에 간다니 송별연을 겸하여 시회를 연다며 초청하였다. 모임에 가보니 참가자가 스무 명 남짓이며 모두가 예부터 시회에서 한가락 하던 노장들이며 전문가들이다. 관해정 계곡에 술잔을 띄워 돌리면서 마시니 모두가 거나하게 취하다. 비 갠 뒤라 계곡 물소리는 웅장하고 계곡 가운데 너럭바위 위로 솟구치는 물은 맑디 맑았다. 모두들 계곡 가운데 옷을 벗어 던진 채 목욕부터 하고는 이어서 정자에 올라 각기 시를 지으려 하나 술기운에 다수가 끝내지는 못했다. 나는 다음의 시로써 화답했다. "관해정 앞 가을 물은 맑고((觀海亭前秋水淸)..."
 
 

위암 장지연(1864-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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