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도서관에서 이런 일도 생길 수 있는 모양이다.
수년 전에 행방이 묘연해버린 한 자료가 있다.
<마산문화연감>이라는, 1956년에 발간된 1955년 마산의 문화와 관련한
자료를 망라하고 있는 좀 귀한 자료다. 이걸 2015년 내가 마산에 관한 책을 쓰면서
당시 국회도서관에 있던 이 자료를 아주 유용하게 이용했다.
2016년 책이 나온 후 얼마 있다 어떤 분이 내용에 오류가 있다며 지적을 해 왔다.
그렇지만 내가 알기로 그건 오류가 아니었고, 그 분이 잘못 알고있는 사항이었다.
그걸 확인시켜줄 수 있는 자료가 바로 <마산문화연감>이었다.
그래서 그 책을 다시 국회도서관에서 찾으려했다.

하지만 그 책이 그 무렵 사라진 것이다. 그 때 도서관에서도 약간의 소동이 일었다.
잘 소장하고 있던 자료가 어떤 특정한 이유없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그 책을 다시 볼 수가 없었고,
독자 분이 지적한 오류 부분에 대해서도 바로 잡아줄 수가 없었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2019년 도서관에서 다시 그 책을 검색했더니,
보관 중인 것으로 나와 반가운 기대감으로 신청을 했다.
그랬더니 한참의 시간이 흐른 뒤 그 책이 없다고 했다.
도서관에서는 그 당시 그 책을 신청한 나를 기억하고 있었다.
내가 그 책이 도서관에 있을 당시 거의 유일무이한 열람자였던 데다,
2016년 그 책이 증발해버렸을 때 그걸 내가 확인시켜 주었기 때문이다.
그때도 역시 이 책의 소장과 분실 여부를 둘러싸고 약간의 소동이 있었다.
오늘 다시 국회도서관에서 그 책을 검색했더니,
놀랍게도 보관 중이고 열람 가능한 것으로 나왔다. 그래서 들뜬 마음으로 열람 신청을 했다.
그랬더니 역시 한 30분 쯤 지나도 나오지가 않길래 독촉을 했더니 아니나 다를까,
그 책이 역시 없다는 것이었다. 2019년과 똑 같은 상황이었던 것이다.
도서관에서는 당연히 어쩔 줄 몰라했다. 물론 직원이 바뀌었기 때문에 나를 알아보지는 못했지만,
그 책 열람과 분실 등과 관련한 옛 자료 속에는 내가 언급되고 있었기에 그랬을 것이다.
좀 장황해졌는데, 정리하자면 이렇다.
<마산문화연감>은 2015년까지는 국회도서관에 분명히 소장돼 있었다.
그러다 2016이나 2017년 경 사라졌다. 2019년 다시 확인했을 때도 없었다.
그리고 오늘 4년이 흐른 2023년 1월에도 그 책은 도서관에 없었다.
하지만 서류 상으로는 소장자료로 나오고 열람이 가능한 것으로 나와있다.
내가 다시 한번 확인하고 지적했으니, 오늘 부로 이 책과 관련한 정보가
수정될 것이겠지만 그 또한 모를 일이다. 또 그냥 매양 그런 상태로 남겨진 채 계속 갈지.
지난 몇년 간의 예로 볼 때 그럴 개연성이 전혀 없다고는 할 수 없을 것 같다.
나 같은 사람 빼놓고 그걸 볼 사람도 별로 없을 것이니.
그러면 어떻게 해야할까. 그렇다고 내가 매년 그걸 확인해볼 수도 없는 일일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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