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자이 오사무(太宰治)의 소설 '사양(斜陽)'에는 우환의 전조인 것 처럼 뱀이 더러 나온다. 가즈꼬가 집 나무에서 뱀 알을 발견해 태우기도 한다. 그 후 어머니가 병사하고 남동생은 자살한다. 집안 몰락, 즉 서서이 사그라져 가는 '사양'의 전조이던가.
오늘 새벽, 부엌에서 아내가 놀라해 한다. 쌀벌레 때문이다. 쌀벌레가 쌀통 주변에 널려있었던 것이다. 안 그래도 마누라는 쌀벌레 때문에 쌀에 통마늘을 넣어놓고 있던 참이었다.
왜 문득 '사양' 소설이 떠올려졌는지 모르겠다. 우환이 뱀 처럼 또아리를 틀고있는 건 아니겠지. 이 지루한 장마가 끝나고 불 같은 땡볕 여름이 지나 가을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그리하여 다자이 오사무의 코스모스에 빗댄 그 황량한 가을 수필을 읽고 잡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