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동기 몇몇들을 한 며칠 사이 한꺼번에 만났다. 통화를 했으니 만난 거나 진배없다.
몇 십년 만이다. 신방과 70학번이니 거의 반세기 만이다.
졸업 후 저마다들 먹고 사느라 무심히들 살았는데,
어떤 계기가 주어지니 한꺼번에 쪼로록 연락이 취해진 것이다. 한 동기는 전직 국회의원이다.
지난 4일 저녁 후배들과 신년 始酒會를 가진 인사동 모 주점의 주인 아주머니가 장수 출신이라고 했다.
무주, 진안, 장수를 통칭한 무진장의 그 장수다. 진안 얘기가 나왔다. 국회의원 한 그 동기가 진안이다.
아주머니와 무진장 얘기를 주고 받는데, 몇 마디 안 돼 그 분 입에서 아, 그 오빠라는 말이 나왔다.
그러고는 전화를 하더니 오빠라면서 나와 연결시켜 주었다.
금감원 공무원을 한 한 동기는 마침 오늘 전화를 걸어왔다.
그 친구의 그 계통 쪽 잘 아는 후배가 내 고등학교 후배다.
그게 고리가 돼 이야기를 이어가다 또 다른 동기 얘기가 나왔고, 마침 그 친구가 전화번호를 갖고 있었다.
한 친구는 부산, 한 친구는 대전에 살고 있었다. 부산사는 친구는 포항이 고향이다.
돌고돌아 부산에 정착한지 삼십 수년이라고 했다.
대전 사는 친구는 表 씨 성을 가졌기에 기억에 뚜렷하다.
이 동기들을 통해 또 다른 동기들의 소식과 안부도 접했다.
다들 이제 은퇴한지 꽤 된 고만고만한 처지들이니 서로들 동병상련이랄까,
미주알 고주알 얘기를 안 해도 느낌으로도 교감되는 바가 크다.
한번 얼굴이나 보자고 얘기를 꺼내기도 서로들 사뭇 부담스런 나이와 처지들이다.
자주 통화라도 하자고 했다.
전화 말미에 지난 해 여름, 세상을 뜬 한 동기의 소식을 기어코 전해 주었다.
웃음과 격려로 얘기 마무리를 했지만, 웬지 좀 쓸쓸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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