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대구 내려갔을 때, 동생이 경주 남산 얘기를 잔뜩 하더니
경주 남산에 관한 글을 잔뜩 보내왔다. 동생은 그런 계획이 있었던 것이다.
술잔을 기울이며 동생이 남산 얘기를 할 적에
나도 덩달아 남산에 얽힌 추억담을 늘어 놓았다.
1991년 가을, 하루 종일 남산을 오르내리며 한바퀴 돈 적이 있다.
그 때 금오봉 아래 김시습이 '금오신화'를 쓰며 은거했던 용장사지터에
한참을 머물며 김시습의 흔적을 찾으려 애썼던 기억이 있다.
동생의 글에 용장사지터에 관한 게 있는지 모르겠다.
그건 그렇고 동생 글이 게재된 <시와 반시>의 편집스타일이 독특하다.
'시와 반시 소시집'이라는 항목으로 동생의 시를 시집처럼 꾸려놓은 것이다.
나로서는 이런 스타일의 편집과 시집을 처음 본다.
동생은 <시와 반시>의 운영위원으로 나와있다.
망산望山
- 경주남산에서 2-
김영근
건널 수 없는 강을 사이에 두고
그윽이 바라보는 시선을 본다
언제부턴가
뭇 산들의 유혹 물리치고
아직도 바라보고 있다
아름다운 새벌에 살려 찾아온
산과 같은 남녀가
강가에서 빨래하던 처녀가 내지른
산 봐라, 소리에 놀라
한 발 앞서 강 건너 산이 된 이를 바라며*
두근두근
새 각시 젖가슴으로 피어오른 이후,
(*남산과 망산에 전해 내려오는 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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