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본 '작전명 발퀴리(Operation Valkyr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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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본 '작전명 발퀴리(Operation Valkyrie)'

by stingo 2020. 6. 3.

어제 낮 TV에서 이 영화를 다시 틀어주고 있었다. '작전명 발퀴리(Operation Valkyrie).' 히틀러의 암살미수 실화를 바탕으로 한 2009년 영화로, 나는 지금껏 이 영화를 세 번 봤는데 어제도 눈을 뗄 수 없었다. 나라 돌아가는 꼴도 그렇고 허수아비 군대로 전락해가는 우리 軍 꼴도 그렇고 그래서인지 영화를 보는 중에도 내내 마음이 편치 못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 별 생각이 다 들었다. 슈타우펜베르크 대령은 나라에 충성하는 용감한 군인이었다. 암살 작전에 실패한 슈타우펜베르크의 마지막 총살 장면을 보면서는, 우리 軍에도 저런 의연하고도 강직한 군인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발퀴리 작전’을 주도한 슈타우펜베르크 대령을 떠 올리면 겹쳐지는 인물이 있었다. ‘사막전의 영웅’인 롬멜 장군이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인 슈타우펜베르크 대령의 마지막 처형 당하는 모습)

 

역사에 가정은 있을 수 없다. 하지만, 이런 전제가 인간으로 하여금 역사를 반전시키려는 의지와 의욕을 더욱 강열하게 고양시키고 있는지도 모른다. 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나치 독일의아돌프 히틀러를 떠올리면 그 대척점에 서 있는 인물이 있다. 바로 히틀러를 암살하고자 했던, 그리고 실제로 행동에 옮겼고 실패로 돌아가자 사형을 당한 슈타우펜베르크(Stauffenberg)대령이다.

 

슈타우펜베르크 대령의 실제 모습

 

1944년 7월 그의 주도하에 히틀러 암살계획이 세워지고 동조자를 극비리에 물색한다. 슈타우펜베르크 대령이 가장 관심을 갖고 동조자로 끌어들이기에 노력한 사람이 에르빈 롬멜(Erwin Johannes Eugen Rommel) 장군이다. 2차 대전 당시 독일의 아프리카 군단을 이끌면 연전연승하면서 연합군에게는 크나큰 두려움의 대상이 됐던 '독일의 전쟁 영웅'이다. 슈타우펜베르크 대령이 롬멜 장군을 직접 만났다는 기록은 없다. 하지만 히틀러 암살계획이 착착 진행되던 1944년 7월9일 슈타우펜베르크의 최측근인 케사르 폰 호프아커가 라 로세-기용에 있는 롬멜을 찾아와 암살계획을 밝히면서 협조를 당부했다는 기록은 있다.

롬멜이 이 암살계획에 찬동했는가에 대해서는 여러 관측과 평가가 있다. 그러나 롬멜의 강직한 성품과 정의감, 그리고 당시 전쟁의 광기에 휩싸였던 나치 독일과 히틀러 등 여러 정황으로 미루어 롬멜이 히틀러 암살계획에 적극 동조했을 것으로 보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실제 히틀러의 비서관이었던 마틴 보어만의 기록이 이를 뒷받침한다.

그는 "롬멜이 이 계획을 전적으로 이해했고, 암살계획이 성공하면 새 정부를 위해 자신이 나설 것"이라는 점을 밝혔다는 것이다. 그러나 롬멜은 히틀러 암살계획이 실패로 돌아간 후 어떻한 처벌도 받지 않았다는 점에서 보어만의 이 증언에 의구심이 엿보이기도 한다.

 

 

아돌프 히틀러와 롬멜 장군

 

롬멜의 최후는 자살이다. 스스로 목숨을 끊는 과정에서 히틀러의 명령에 의한 자살이라는 설이 가장 유력하게 전해지기도 한다. 이런 점에서 히틀러의 명령에 의한 그의 자살이 암살계획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여전히 존재한다. 슈타우펜베르크는 자신이 직접 1944년 7월20일 폭탄을 가방에 넣은 채 히틀러가 주재하는 희의에 참석해 계획을 실행한다. 그러나 히틀러는 죽지 않았고, 계획은 실패로 돌아간다. 이 암살계획의 코드명이 '발퀴리 작전(Die Walküre)'이다. 바그너의 음악극 '니벨룽겐의 반지'에 나오는 '신의 딸들'을 일컫는 이름으로, 히틀러는 바그너의 열렬한 예찬자였다. 슈타우펜베르크는 집에서 아이들이 '니벨룽겐의 반지'에 나오는 '발키리의 기행'을 틀어놓고 전쟁놀이를 하는 걸 보고 히틀러 제거 작전의 이름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전해진다. 만일 슈타우펜베르크의 그 암살작전 계획이 성공했다면 어찌 되었을까. 역사는 분명히 변했을 것이다. 그러나 역사는 슈타우펜베르크의 ‘발키리 작전’을 외면한 것이다.

 

미수에 그친 슈타우펜베르크의 히틀러 암살작전이 영화로 만들어진 게 바로 '작전명 발퀴리(Operation Valkyrie)이다.' 톰 크루즈가 슈타우펜베르크 대령 역을 맡았다. 영화 말미에 슈타우펜베르크 대령의 총살 처형 장면이 나온다. 그 극적인 순간 대령의 마지막 말은 무엇이었을까.

"독일 만세!"였다.

 

롬멜은 무슨 말을 남겼을까. 이런 말을 어록으로 남겼다.

 

“Denk nicht, die Welt hat dich verworfen.

Die Welt hat dich nie besessen.

세상이 널 버렸다 생각하지마라. 세상은 널 가진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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