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도어락 해프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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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도어락 해프닝

by stingo 2022. 3. 17.




이걸 사고라 해야할지, 아니면 해프닝이라 해야할지.
과정이 좀 우스꽝스럽고 그나마 잘 해결됐으니 그냥 해프닝으로 하자.
해프닝이라지만, 아무튼 살다가 이런 일은 겪지 않는 게 좋다.
그래도 생긴다면 어쩔 수 없는 노릇이지만, 제발이지 제발이지 나이들어 겪을 짓은 아니다.

​집 현관 도어락에서 그저께부터 귀에 익숙한 동요 멜로디가 흘러나왔다.
아내가 그랬다. 밧데리 교체하라는 시그널이라는 것. 그러려니 했다.
오늘 아침 아내가 나가면서 나더러 밧데리 교체하라는 당부를 하기에 그냥 한 귀로 흘려 들었다.

느긋한 아침을 보내다 산책이나 하자는 생각에 현관을 나섰다. 도어락에서 또 그 놈의 멜로디.
짐짓 무시하고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데 아차, 마스크를 안 쓰고 나왔다.
그래서 다시 들어가려는데, 어라, 현관문이 안 열린다. 왜일까.
밧데리 시그널을 무시한 탓에 그 사이 밧데리가 소진돼 문이 잠겨버린 것이다.

상당한 낭패감.
이를 어떻게 해야할까며 한참을 궁리하며 도어락을 만지작거리고 있는데,
생각만 복잡할 뿐 달리 무슨 방법이 없다.
경황 중에 AS 센터로 연락해야겠다는 생각마저 나질 않았는데,
그래도 휴대전화를 갖고나온 건 그나마 천만다행이었다.
전화를 보니 AS센터가 생각났고 허거지겁 휴대폰 검색을 해 연락이 닿았다.

9V 건전지로 도어락 외부단자를 접촉시키고 비밀번호를 입력… 운운하는 메시지를 받았는데,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겨우 도어락 하단의 외부단자를 확인, 그리고 필요한 건 9V 건전지와 교체해야 할 건전지.
밖으로 나와 동네 마트로 가는데, 지나치는 사람들이 힐끗 힐끗 쳐다본다.
아, 그 놈의 마스크 때문이다. 달리 방법이 없다.
급히 약국에 들러 마스크를 샀는데, KF94 마스크 1장이 물경 1,500원이다. 집에 쟁여있는 게 마스크인데.
그러나 어쨌든 마트에서 밧데리들을 사서 후딱 집으로.

​그러고 저러고 하는데 30여 분이 후딱 달아났고 느긋이 즐기려했던 morning은 이미 coming down하고 있었다.
그래도 그나마 9V 건전지를 그 개념도 모르고 무작정 외부단자를 들이댔을 때,
한번 만에 어떻게 용케 문이 열린 게 또한 천만다행이었다.
만일 그마저도 생각대로 안 되었으면, 아마 언제까지 현관문 앞에서 절절 매고있을지 모를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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