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살고있는 우리 동네 ‘토끼굴’이라는 곳.
토끼가 지나다니는 굴이라 동물 보호차원에서 만들어진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20년을 넘게 능곡에 살면서 여기 앞을 수도 없이 지나 다녔지만,
토끼새끼 한 마리 본 적이 없다.
내 아파트 집에서 이 굴다리를 경유하면 3호선과 경의선이 있는 대곡역이 훨씬 가깝다.
헌데 지나다닐 수가 없다. 굴다리 위까지 계단을 오르고 지하도를 건너야 역까지 갈 수 있다.
시간상으로 두 배는 더 걸린다.
못 지나다니는 이유는 굴다리 자체가 완전 슬럼화됐기 때문이다.
몇 십년을 그냥 방치해놓다시피 했으니 굴다리 안은
온갖 쓰레기와 오물로 가득해 접근할 수가 없다.
더럽고 추한데다 귀신이 나올 정도로 음산하기까지 하니,
동네 사람들이 여기 앞을 지나다니기 조차를 꺼리는 지경이 됐다.
오늘, 집 반대편 방향, 그러니까 대곡역 쪽에서 본 그 토끼굴의 풍경.
우리 동네 쪽을 줌으로 당겨 잡아 찍고보니 그로테스크하면서도
뭐랄까, 색다른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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