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하시인1 金芝河 시인의 ‘촛불’ 12년 전 가을 어느 날, 일산 롯데백화점 앞에서 김지하 시인을 만났다. 하도 오랜 만이라 옛 얘기를 들춰가며 서로를 확인하곤 일산우체국 옆 벤치에 앉아 긴 얘기를 나눴다. 그 자리에서 형은 조우를 기념한다며 갖고있던 원고뭉치를 나에게 줬다. 어제 책상 서랍에서 그게 나왔다. 원고 제목이 ‘촛불, 바람소리냐 비냐’다. 원고 앞 장 한 켠에 날짜가 적혀있다. ‘무자 가을 9월 22일.’ 맞다. 형은 그날 부산에서 올라오는 길이라 했다. 부산대학교 철학과 개설 60주년 초청강연을 하고 오는 길인데, 강연을 끝내고 보자기에 싸서 들고 온 게 바로 그 원고였다. 그 때 형으로부터 원고를 받아 그냥 대충 보았다. 원고 내용이 뭐라기 보다는 지하 형을 만난 것에 감정이 쏠려 그랬을 것이다. 오늘 그 원고를 읽어보니.. 2020. 11. 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