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추미애를 싫어한다. 그가 특히 문재인 정권 법무부장관을 하면서 검찰을 문재인과 조 국의 방패막이로 전락시키기 위해 갖은 패악질을 하는 걸 보고 만정이 떨어졌다. 오죽했으면, 윤석열 대통령을 당선시킨 최고 조력자가 추미애이고 '보수의 어머니'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겠는가. 그런 추미애이지만, 나는 한 때 그에게 호감을 가진 적도 있으니 인간사 세옹지마에 격세지감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아래 글은 지난 2016년 8월 28일 추미애가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압도적인 지지로 당대표로 선출됐을 때 쓴 글인데, 오늘 페이스북 '과거의 오늘'에서 이 글을 보여주고 있기에, 추미애의 오늘을 생각하며 다시 한번 반추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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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장으로 있을 때인 97년도 5월 무렵인가,
추미애 의원이 그해 15대 대선을 앞두고 제주도를 거쳐 부산에 왔다.
김대중 후보 유세단장이었을 것이다.
신문사로 왔다. 설훈과 김민석 의원 등도 있었다. 아래는 그 때 찍은 사진이다.
가운데가 지금은 이 세상에 없는 당시 안상영 사장이다.
추 의원은 지금도 그렇지만, 그 때는 초선임에도 당돌할 정도로 패기탱천했다.
"자갈치 시장 갈치가 퍼덕 퍼덕 살아있는 게 참 싱싱합디다."
갑작스레 나에게 갈치 얘기를 한다.
웬 갈치인가 하고 물었다. 그랬더니 뜬금없이 제주해협 이야기를 한다.
"제주 갈치가 맛 있지요. 제주 갈치는 특히 바닷물이 한바탕 뒤집어져 물갈이를 한 후 잡힌 게 맛 있습니다.
비행기를 타고 부산엘 오는데, 제주해협이 뒤집혀지는 걸 보았습니다."
말인즉슨 이랬다. 제주 해협이 한바탕 뒤집혀 물갈이를 하듯 민심도 그렇게 돼가고 있다는 것.
따라서 김대중 후보가 당연히 대통령이 되고 정권이 바뀐다는 것이다.
안 사장이 나를 보고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그 당시의 대선 판세로서는 어떻게 해 줄 코멘트가 얼른 생각나지 않았다.
누구든 희망사항은 있기 마련이니, 그런 관점에서 그냥 듣고 넘겼다.
그 주 칼럼 집필 차례가 됐다. 뭘 쓸까 궁리 중에 퍼뜩 추 의원의 그 말이 생각났다.
그래서 쓴 게 '갈치론'이다. 그 칼럼 나가고 신문사 안팍으로부터 곤욕 좀 치렀다.
독자들의 전화가 빗발쳤는데, 호남사람들의 것이 많았다.
부산사람들로부터는 비난조의 전화를 많이 받았다.
그 해 결국 추 의원이 예견하고 바란대로 DJ가 대통령이 됐다.
어제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추미애가 압도적인 표 차이로 당대표가 됐다.
당선회견의 강도가 역시 세다.
정권교체도 그렇고 사드 배치 등 안보현안에 관한 발언이 똑 부러질 정도로 당차다.
그 때가 문득 떠올려 졌다. 뭔가 무르익어가고 있다는 예감이 든다.
꼬일대로 꼬여가고 있는 이 정부, 정신 단단히 차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016. 8.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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