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증, 또 짜증 … 짜증으로 망라되는 나의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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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증, 또 짜증 … 짜증으로 망라되는 나의 일

by stingo 2022. 10. 20.

11월 초 여동생 딸래미 혼사로 부산을 가려는데,

모처럼의 운신에 ‘동부인’이라 그런지 이래저래 걸리적(질척?)거리는 일들이 많습니다.

우선 기차 편인데, 좀 여유를 갖고가려 일찌감치 ktx 예약을 하려는데, 그게 잘 안됩니다.

요새 예약의 텀(term)이 어떤 줄 잘 모르겠습니다만, 11월 초 가는 열차가 아직 예약이 안 됩니다.

한 닷새 쯤 전부터 문의를 해보는데 여즉껏 예약 오픈이 안 됐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11월 초 열차를 예약을 할 수 없는 것입니다.

행신역 측에서도 통상적인 일은 아니라고 합니다. 20일, 그러니까 오늘 오후에 오픈한다고 했는데,

오후 2시를 넘긴 시점에도 아직 그 상태입니다.


20일 오후 2시를 넘겨서야 KTX 11월 5일 이후 예약이 오픈됐습니다.




그럼 비행기로 가자는 생각에 남은 항공 마일리지를 봤더니 충분해

그 거로 하기로 작정을 했습니다만, 그 또한 오랫동안 해보질 않아서 그런지  좀 버벅버벅댔습니다.

여의치 않았다는 얘기이지요. 마일리지 항공권에 아내를 포함시켜야 하면 가족등록을 해야합니다.

예전에 아내와 얘들이랑 내 마일리지로 꽤 다녀봤었기에 당연히 아내가 등록이 돼 있는 줄

알았습니다만, 그게 아니었습니다. 제 가족란은 텅 비어있었고

그래서 아내를 새로 등록해야만 했습니다.



근데 이게 또 간단치 않습니다. 아내가 나의 배우자라는 가족관계증명서를

파일로 첨부해 보내라는 것입니다. 그러면 그 가족관계증면서를 떼러 동사무소로 가야합니다.

그래서 집에서 가깝지 않은 동사무소를 헐레벌떡 다녀와 시키는대로 했습니다.

그랬더니, 또 대한항공 측 얘기가 이렇습니다.

아내가 등록이 되기까지 영업 날수로 이틀 걸린다는 것입니다.

짜증도 나고 그래서 그만 포기하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 포기는 할 지언정 도대체 무슨 마일리지 관련 고객서비스가 예전과 달리

이토록 복잡한 것이냐고 좀 따지고 싶었습니다.





징징거림을 좀 섞어 항의를 했더니, 그게 먹혀든 모양입니다. 5분 만에 등록을 해주는 것이었습니다.

결론적으로 그렇게 해서 아내와 나 둘 11월 초 부산왕복 티켓을 끊었습니다.

하지만 일을 이 정도로 마무리짓고 나니 완전 기진맥진입니다.

이 거 하느라 아침 9시 쯤부터 지금까지를 포함해 오늘 오전을 거의 완전 종쳤습니다.

그렇게 보낸 그 시간을 나름 리뷰해보니까,

늦게나마 스스로 생각해봐도 민망스러운 것이지만 유독 돋보이는 게 있습니다.

그건 짜증이었습니다. 그러니까 내가 일을 처리하는 과정이 거의 짜증으로

일관돼 있었다는 것인데, 이건 아내가 곁에서 지켜보면서 나에게 점잖게(?) 타이른 바가

있었기에 새삼 뼈아픈 지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나로서도 정상이 아니라는 걸 안 것이지요.



어떤 일이든, 일이 생각대로 안 되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게 바로 짜증부터 앞세운다는 것,

이게 이즈음 내가 일을 하는, 그리고 일을 대하는 태도 가운데 가장 특징적인 패턴입니다.

큰 일인 줄 잘 알고있습니다. 고쳐야 된다는 것도 잘 압니다.

더 늙기 전에 고쳐야 합니다. 안 그러면 주변의 모두가 나를 떠나버릴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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