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을 브로콜리를 반찬으로 해 먹고 있다. 한 점을 초장에 살짝 찍어 입에 넣어려는데,
문득 2년 전 세상을 뜬 조지. H.W. 부시 전 미국대통령이 떠올려졌다.
그의 아들 조지 부시는 장례식 추모사에서 아버지 부시를 애도하며 이렇게 말했다.
"아버지는 우리에게 거의 완벽에 가까웠지만, 완전하게 완벽하지는 않았다."
그 이유는 브로콜리를 먹지 못했고, 그게 자신을 포함한 자식들에게 이어진 것 때문이라는 것.
이 말 한 마디로 슬프고 엄숙했던 장례식장에 한바탕 웃음꽃이 만발했다.
슬픔을 그런 식의 유머로 아름답게 승화시키는 감동적인 장면이었다.
나는 브로콜리를 좋아한다. 가볍게 익힌 한 다발 정도는 초장에 찍어 순식간에 해치운다.
그럼 나는 부시 전 대통령에 비해 완벽한가.
입에 넣어려던 브로콜리를 잠시 내려 놓았다.
그리고 부시 전 대통령의 명복을 빌었다. 좀 길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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