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을 소리, 그러니까 청각적으로 느끼게 해 주는 것들 중에 매미 만한 게 있을까.
한 여름 숲속은 적막하다. 그 적막과 정적함에 매미만 살아 움직이는 것 같다.
맴, 맴. 맴, 코러스로 운다. 매미가 울면 그 울음에 빠져든다.
매미 울음으로 숲속은 정적과 적막감이 더욱 짙어진다.
그럴 때 매미 울음은 숲속을 너울거리며 감돌아 다니는 것 같다.
그게 보인다. 시각적인, 눈에 보이는 매미의 울음소리다.
H 선배가 그 매미 울음을 그림으로 그렸다. 걸작이다.
숲속을 너울거리며 날라다니는 매미 울음이 손으로 만지면 만져질 듯 하다.
드뷔시의 '목신의 오후'가 들려오는 듯 하고 그 멜로디 또한 매미 울음과 함께 숲속을 떠도는데,
그 또한 만지면 만져질 것 같다 .
선배는 그림에 이런 글귀를 달았다.
"그만해, 매미
아무리 울어봐도
여름은 간다
stop cicada
no matter how bitterly you cry
summer will leave"
'collection' 카테고리의 다른 글
'On Strike(파업 중)' (4) | 2020.08.11 |
---|---|
Retina IIIC set just arrived (0) | 2020.08.10 |
'바느질하는 여인(Woman sewing in an interior)'(1891) (7) | 2020.08.07 |
'To Beat the Devil' by Kris Kristofferson (0) | 2020.08.03 |
E. 호퍼의 '여름 실내(Summer Interior)' (0) | 2020.08.02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