康津은 '瘴氣(장기)'가 감도는 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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康津은 '瘴氣(장기)'가 감도는 땅?

by stingo 2020. 11. 16.

다산 정약용이 유배지 강진에서 쓴 시에 瘴氣(장기)라는 말이 더러 나온다. 일반적으로는 잘 쓰지 않는 말인 것 같은데, 찾아보니 축축하고 더운 땅에서 생기는 기운이라는 뜻이다. 주로 습기가 많고 따뜻한 남쪽 지방에 감돌아 풍토병을 유발하기에 악기(惡氣)라고도 한다는데, 다산이 유배를 간 강진 땅이 그러기에 다산이 이 단어를 유배지의 시에서 썼을까.

1801년 겨울, 그러니까 다산이 유배지인 강진에 도착해 거처를 정하고 처음 쓴 시에 '客中書懷'가 있다. 송재소 선생은 이 시 제목을 '강진읍 주막'으로 달고 있는데, 이 시의 한 구절에 '장기'라는 뜻의 표현이 나온다.


衣緣地瘴冬還滅(장기있는 땅이라 겨울 옷 벗어내고)
酒爲愁多夜更加(
근심이 많으니 밤술 더욱 더 마시네)

또 유배 삼년이 지난 1804년에 지은 '午酌(낮술)'이라는 시의 구절에도 그런 표현이 나온다.


小漲添潮水(조수가 밀려 와 바닷물 불어나고)
重陰帶瘴雲(장기 구름 띠어서 그늘이 짙네)

하지만 이런 생각이 든다. 18년의 유배를 보낸 강진은 다산에겐 두번 째의 고향일 뿐더러, 그에게 학문적으로 풍요를 안겨 준 보배로운 곳인데, 강진을 그런 나쁜 기운이 감도는 땅으로 표현하고 있을까 하는 의문이 그것이다. 강진 땅에 대한 그런 평가라기 보다는 유배를 간 자신의 처지와 심경을 그런 지경으로 표현한 게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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