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아무렇지 않고 평범한 것이 유독 특별하게 보일 때가 있다.
나에게도 그런 게 가끔씩 있다.
동네에 있는 성당이 어느 날 나에게 특별한 모습으로 다가왔다.
능곡의 '마리아 수도회'에 있는 '기둥의 성모' 성당이다.
어느 날 새벽, 여늬 때와 같이 산책 길에 성당을 마주한 채 기도를 하며 걷는데,
문득 성당 건물이 불그스럼하면서도 황금 빛 모습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새벽이라지만 미명에 반사된 것일 수도 있겠다 여겼다.
하지만 해가 떠 오르는 방향은 아니어서 그 참 이상하다 하고 계속 걸었는데,
한 무리의 아주머니들도 성당을 가리키며 그 쪽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성당은 한동안 계속 그런 빛깔이다가 어느 순간에 사라졌다.
그 날은 아내의 아산병원 검진결과를 듣는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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